친딸을 방화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무려 사반세기 세월을 억울하게 갇혀있던 이한탁(79)씨가 마침내 자유의 몸이 됐다.
이한탁씨는 22일 수감중인 펜실베니아 호츠데일 교도소에서 나와 오후 1시경 보석 심리가 열리는 해리스버그 법원에 도착했다. 당초 보석 심리는 오전 11시 경 열릴 예정이었으나 차로 2시간30분 거리인 호츠데일 교도소에서 늦게 출발해 심리도 지연됐다.
마틴 칼슨 판사는 보석금 없는 석방을 명령하는 서명을 한 후 이씨는 피터 골드버그 변호사와 함께 나왔다. 이날 법원앞에는 미국 로컬언론은 물론, 한국의 취재진까지 수십명이 대기하는 등 이번 사건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이날 새벽 뉴욕에서 15인승 밴을 타고 해리스버그에 도착한 여동생 이한경씨와 이한탁구명위원회의 손경탁위원장, 김영호 목사(미동부 생명의전화 대표)을 비롯한 한인들은 초조한 기다림의 시간을 보낸후 눈물어린 포옹을 할 수 있었다.
오랜 수감생활과 고령의 나이로 다소 쇠약해진 모습으로 승용차에서 내린 이한탁씨는 지난 세월을 말해주듯 하얗게 센 머리에 상기된 표정이었다. 미리 준비한 회색 양복과 넥타이 차림으로 나타난 이씨는 손경탁위원장과 김영호 목사의 부축을 받으며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손경탁 위원장은 “언젠가는 억울한 누명을 풀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그동안 너무나 어려운 고비가 많았는데 꿋꿋이 벼텨준 이한탁씨와 특히 조건없이 도와준 피터 골드버그 변호사의 노고가 정말 컸다”고 말했다.
골드버그 변호사는 구명위원회측이 재정난으로 수임료를 낼 수 없는 상황에서 무료 변론을 자청했고 결국 지난해 항소에서 검찰측이 제시한 증거들의 오류를 입증, 이씨가 석방되는데 결정적인 공로를 세웠다.
이한탁씨는 이날 오후 구명위원회 인사들과 함께 뉴욕 플러싱으로 이동, 병원에 입원 건강검진을 받게 된다. 손경탁 위원장은 위원회가 마련한 아파트에서 거주하게 된다.
골드버거 변호사는 앞으로 이한탁씨가 플러싱에서 제3자의 보호와 관리를 받는 조건으로 생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한탁구명위원회는 향후 검찰의 재기소 여부를 지켜볼 예정이다. 검찰은 지난 7일 이씨에 대한 형량 무효화 판결에 따라 12월6일까지 재기소 여부를 결정하거나 연방 3순회 항소법원에 항소를 제기해야 한다.
그러나 검찰이 결정적인 증거로 제시한 것들이 사실상 무효화된만큼 검찰이 재기소를 할 가능성은 적으며 한다 해도 무죄판결이 날 것으로 구명위원회 측은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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