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미국 미주리주 퍼거슨 시내 주택가에서 백인 경관의 총격에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18)이 사망한 장소에 많은 추모객이 꽃다발과 인형을 남겼다. 브라운은 9일 ‘손들테니 쏘지말라’는 제스처를 취했으나 백인 경관에게 총 6발 이상을 맞고 절명했다.
잎이 지면 새싹이 돋듯 마이클 브라운(18)이 짧은 생을 마감한 자리에서 흑인들이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고 있다.
20일 미국 미주리주 퍼거슨시 웨스트 플로리샌트 거리 안쪽 빌라 단지에 있는 브라운의 피격 장소는 아침부터 몰려든 흑인들과 취재진으로 북적거렸다.
백인 경관 대런 윌슨의 총격에 6발 이상을 맞고 브라운이 마지막 숨을 거둔 자리에 놓인 꽃다발과 인형은 이곳이 비극의 현장임을 생생하게 알려줬다.
그 자리를 중심으로 오른쪽 보도에 여러 단체가 텐트를 치고 이곳을 찾는 사람들을 맞이했다.
텐트 아래에 모인 이들은 단순히 이번 시위를 지원하는 것을 넘어 흑인 공동체의 힘을 결집하려는 목적으로 흑인들의 적극적인 발걸음을 기다렸다.
흑인 유권자의 선거 명부 등록을 독려하기 위해 ‘어번리그’라는 단체에서 나온 한 담당자는 "백인 경관에 의해 목숨을 잃은 흑인 청년 사건을 계기로 많은 흑인이 투표에 참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곳에 왔다"며 "투표가 곧 힘"이라고 강조했다.
인종 차별 등 비이성적인 사회 문제를 극복하려면 흑인 공동체 스스로 힘을 모아 정치적인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논리였다.
학생들의 방과 후 봉사 단체인 ‘더 나은 가정생활’에 속한 한 흑인 여학생은 음식 캔 등 먹을거리를 나눠주며 "브라운 사망 사건을 접하고 지난 10일 곧바로 이곳에 와 어려운 흑인 이웃을 돕기 시작했다"며 "13일, 어제, 오늘에 이어 24일에도 다시 이곳을 찾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위를 부추긴다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지만 저명 흑인 인권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와 알 샤프턴 목사는 미국 사회에서 불평등을 강조하며 시위 현장에서 흑인을 향해 현실을 직시하라고 충고하고 있다.
한편, 전날 인접한 세인트루이스에서 흉기를 들고 난동을 부린 한 흑인 남성이 경찰의 총에 또 사망한 사건이 이번 시위에 기름을 붓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았으나 경찰의 과잉 대응으로 무고하게 목숨을 잃은 브라운 사건과 사뭇 다른 것으로 알려지면서 퍼거슨에 모인 시위대는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사건 초반 시위대에 편승해 상점을 약탈하던 무리들은 경찰과 18일 출동한 주방위군이 야간 경계를 강화하면서 물밑으로 사라졌다.
다만 늦은 밤 시민의 안전을 위해 최루액을 쏘며 시위대 강제 해산에 나선 경찰과 평화 시위를 보장하라는 시위대가 여전히 충돌하는 탓에 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경찰은 20일 오전까지 시위 인원 47명을 연행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지난 9일 브라운 사망 후 경찰에 체포된 시위대 인원은 120명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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