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째 심야 시위…최루탄·연막탄에 섬광수류탄도 등장
▶ 경찰 軍수준 중무장화 논란…州경찰, 퍼거슨 치안 담당
미국 미주리주 흑인 총격사망에 성난 민심. (AP)
미국 미주리주의 소도시 퍼거슨시에서 발생한 10대 흑인 총격 사망 사건의 파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경찰이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18)에게 총을 쏜 경찰관의 신분 공개를 거부하고, 이에 항의하는 지역 주민들의 시위가 거세지면서 최루탄과 연막탄, 고무탄은 물론 섬광수류탄(순간적으로 충격을 줘 어쩔줄 모르게 만드는 폭탄)까지 등장했다.
사건 발생 5일째인 14일 제이 닉슨 미주리 주지사는 물론 버락 오바마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서 자제를 호소했지만 이날 밤에도 성난 시위대와 중무장한 경찰 간의 격렬한 충돌이 우려된다.
일각에서는 비슷한 시점에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발생한 20대 흑인 총격 사망 사건과 맞물려 ‘제2의 로드니 킹’ 사태로 비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휴가지인 매사추세츠주의 유명 휴양지 마서스 비니어드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에 사건 진상 규명을 지시했다면서 ‘평화와 진정’을 호소했다.
그는 "주민들의 감정이 정제돼 있지 않지 않다는 점을 알고 있지만, 지금은 치유가 필요한 때"라며 "우리는 모두 한 미국인 가족의 일부라는 것을 되새기자"고 당부했다.
이어 "우리는 공통의 가치를 가지고 있으며 여기에는 법 앞에 평등하다는 믿음과 공권력에 대한 존중, 평화적인 공공 시위에 대한 권리 등이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사법 절차가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진행되는 것을 지켜볼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경찰을 상대로 한 폭력은 물론 경찰의 과잉 대처도 용인될 수 없는 만큼 법무부와 FBI에 이번 사건 조사를 지시했다면서 특히 경찰이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제 할 일을 하는 언론인을 체포, 위협,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외곽의 흑인 밀집 지역인 이곳에서는 지난 10일 대학 입학을 이틀 앞둔 브라운이 뚜렷한 혐의점도 없이 경찰 총격에 사망한 뒤 항의 시위가 매일 벌어지고 있다.
경찰은 시위대에서 일부 화염병과 돌이 날아오자 이들을 해산하기 위해 최루탄, 연막탄, 고무탄 등을 무차별적으로 쏘는가 하면 취재 중인 워싱턴포스트와 허핑턴포스트 기자 2명을 별다른 이유 없이 연행한 뒤 구금했다가 풀어줘 과잉 대응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미주리주 출신 클레어 맥캐스킬(민주) 연방 상원의원은 경찰 당국을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이런 식의 경찰 대응은 상황을 해결하기보다 오히려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며 "공공 안전을 위한 공권력 집행을 존중하지만, 지역구민들의 평화적 시위도 허용돼야 하고 경찰은 이 권리를 존중하고 보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역 경찰에 대한 공정성 논란이 일자 미주리 주(州)경찰이 퍼거슨 지역 치안을 담당하기로 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닉슨 주지사는 "최근의 이 지역 상황이 마치 전장(戰場)처럼 보이는데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잃은 신뢰를 다시 회복하고 지역의 안정을 다시 회복하기 위해 모두 손을 잡아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CNN 방송은 시위 관련 소식을 실시간 속보로 전하면서 관련 전문가들을 인용, 경찰의 중무장화 문제도 지적했다.
CNN 방송은 시위진압 경찰에 군용 지프의 일종인 ‘험비’가 제공됐고, 시위 현장에서는 사용된 섬광 수류탄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전 에릭 홀더 법무장관으로부터 사건 경위 등을 보고받았으며 닉슨 주지사와 이번 사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같은 민주당 소속의 닉슨 주지사가 이번 사건 대처나 대응과 관련해 지나치게 수수방관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데 대해 ‘좋은 사람이고 훌륭한 주지사’라며 두둔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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