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부 노인 여러 곳 받아 타운 벼룩시장서 현금화
▶ “배분시스템 바꿔야” 지적
LA 한인타운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 노인 김모(가명)씨는 한 달에 한 번씩 주말에 한인타운 인근 맥아더팍이나 6가 선상에서 펼쳐지는 벼룩시장에 나간다. 물건을 구경하고 사기 위해서가 아니라 팔기 위해서다. 김씨는 푸드뱅크 등에서 받아 집에 모아놓은 통조림이나 스파게티 소소 등을 벼룩시장에 나오는 사람들에게 현금을 받고 넘기는 일을 반복해 오고 있다.
이처럼 독거 노인과 저소득층 주민들을 대상으로 무상으로 지급되고 있는 푸드뱅크 식품을 다량으로 확보한 뒤 이를 팔아 현금을 챙기는 ‘되팔기’가 일부 한인 노년층에서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들의 복지업무를 맡고 있는 한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LA 한인타운 일대에서 각 봉사단체를 통해 경쟁적으로 지급되고 있는 푸드뱅크 식품을 돌아가며 모두 수령할 경우 상당량의 식품을 비축할 수 있는 점을 이용해 이를 되팔아 현금을 챙기는 한인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되팔기는 도로변에 주로 라티노 주민들이 물품을 가지고 나와 파는 벼룩시장 등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LA 시정부의 노점상 단속이 이뤄지지 않는 주말에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푸드뱅크로 배분되는 식품은 대부분 한식용이 아니고 피클 통조림과 스파게티 소스 등 대부분 양식을 위한 식자재로 구성되어 있어 한인 노년층들의 경우 이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이를 받아 비축했다가 벼룩시장 등에서 파는 사례가 많아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복지업무 관계자들에 따르면 푸드뱅크에서 배분되는 식품류 등의 경우 최저 임금과 가구 소득에 따라 양이 정해지고 있으나 이것이 어떻게 사용되는지까지는 추적되지 않아 이같은 현상이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정부 생활보조 등을 받으며 힘들게 생활하고 있는 노인들이 부족한 현금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다른 노인단체 관계자는 “정부 보조금이 부부 기준 월 1,300달러 정도로 노인 아파트에 입주하지 못했을 경우 노인들은 방값을 지불하고 나면 남는 것이 없다는 점도 노인들의 ‘되팔이’ 현상을 부추기는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관계자는 푸드뱅크 식품 ‘되팔이’ 현상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푸드뱅크 수령자들에 대한 체계적 관리와 함께 한인 노인들에게 적합한 식료품을 배분하는 등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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