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방 목적’ 입증해야…가토 지국장 출석 연기
검찰이 박대통령의 행적 의혹을 제기한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에 대해 명예훼손죄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11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산케이신문 서울지국 앞으로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검찰은 박근혜 대통령의 행적 의혹을 제기했다가 고발당한 일본 산케이(産經) 신문 가토 다쓰야(加藤達也·48) 서울지국장에게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를 적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정수봉 부장검사)는 박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일 행적을 다룬 산케이신문 보도 가운데 지면기사에 비해 온라인 기사에 박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가 짙다고 보고 관련 법리를 검토 중이다.
가토 지국장은 지난 3일 국회질의 등을 토대로 한 지면기사에 더해 ‘박근혜 대통령 여객선 침몰 당일 행방불명…누구와 만났을까’라는 제목의 인터넷판 기사에서 ‘증권가 관계자’ 등을 인용하며 ‘박 대통령과 남성의 관계’, ‘비밀 접촉’ 등을 언급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은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각종 법률에 정해진 명예훼손 처벌규정 가운데 법정형이 가장 무겁다. 형법상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의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이다.
그러나 정보통신망법의 명예훼손죄를 적용하려면 취재 동기와 보도 경위, 기사의 구체적 표현 등을 토대로 가토 지국장이 박 대통령을 ‘비방할 목적’이 있었다는 점을 검찰이 추가로 입증해야 한다.
검찰은 지면기사의 경우 명예훼손의 소지가 부족하다고 판단해 형법상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는 적용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가토 지국장은 국내 모 일간지 칼럼을 인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은 해당 칼럼이 국정운영의 난맥상을 지적하는 것이어서 산케이신문 기사와는 주제와 의도가 전혀 다르다고 보고 있다.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는 외교문제 등을 감안해 검토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가토 지국장을 출국정지하고 오는 12일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그러나 그는 변호인 선임 등의 문제를 들어 조사를 미뤄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가토 지국장 측과 출석일을 다시 조율하기로 했다.
검찰은 가토 지국장을 조사하면서 보도경위를 설명할 만한 자료를 제출받고 청와대에서도 관련 자료를 입수해 살펴볼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보도의 근거가 얼마나 믿을 만한 것이었는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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