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브라질 월드컵이 끝난 뒤 브라질에서는 인근 남미국가 출신 축구팬들의 ‘귀국 전쟁’이 펼쳐지고있다.

16일 브라질 일간지 폴랴 데 상파울루에 따르면 월드컵 경기를 직접 보기 위해 브라질에 입국한 남미축구팬 가운데 상당수가 대회 기간 중 강도 및 절도 피해를 당하는 바람에 여비가 없어 대회가 끝나고도 귀국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신문에 따르면 트럭 운전사로 일하는 아르헨티나 축구팬 호세 바치(55)는 15일 리우데자네이루 주재아르헨티나 영사관으로부터 30헤알(약 13달러)을 받았다. 그는 이 돈으로 요기를 하고 브라질-아르헨티나국경지역인 포즈 도 이과수까지 가는 버스 요금을 낼 예정이다. 포즈도 이과수에 도착하면 어떻게든 방법을 마련해 다시 버스를 타고 무려 1,200㎞ 떨어진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까지 갈 예정이다.

바치처럼 귀국길이 막막해진 축구팬 대부분은 갖고 있던 돈은 물론 신분증과 여권 등을 몽땅 분실한 사람들이다. 바치도 아들과 함께 리우 시내 삼바 전용경기장인 삼보드로모(Sambodromo)에서 자국팀을 응원하던 중 지갑과 휴대전화를 도난당했다. 이 신문은 아르헨티나, 칠레, 볼리비아, 콜롬비아 등 남미 각국에서 온축구팬 수백 명이 이런 사정 때문에 발이 묶여 있다고 전했다.

지난 13∼14일 이틀간 리우 주재아르헨티나 영사관에서 임시로 발급해준 여권만 175건에 달한다. 브라질 경찰은 지난달 12일 월드컵 개막일부터 이달 12일까지 리우 시에서 강·절도 사건으로 피해를 본 아르헨티나 축구팬이 270명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