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지도를 처음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남미 대륙의 해안선과 아프리카의 해안선이 갖다 붙이면 딱 들어맞도록 신기하게 일치한다는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오랫동안 우연으로만 치부돼 왔다.
이게 우연이 아니라 먼 옛날에는 서로 붙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처음 집중적으로 연구한 사람은 독일의 기상학자 알프레드 베게너다. 그는 아프리카와 남미의 지질 구조가 같고 여기서 발견된 고생물들의 화석도 일치한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1912년 처음 ‘대륙 이동설’을 주장했으나 비웃음만 받았다. 원래 지질학자도 아닌데다 대륙이 움직이는 원인을 설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1930년 그가 사망한 후에도 한동안 묻혀 있던 ‘대륙 이동설’은 50년대 들어 고자기학(paleomagnetism)이 발전하면서 새로운 주목을 받게 됐다. 암석에 들어 있는 금속 성분을 조사하면 과거 북극의 방향을 알 수 있는데 이것이 대륙이 이동했을 때 변화하는 것과 일치한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이제는 지구의 껍질이 마그마 위에 떠 있는 여러 개의 판으로 돼 있고 이것이 마그마의 흐름에 따라 이리저리 움직인다는 것은 의심할 수 없는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와 함께 살아생전 조롱거리이던 베게너는 이제 ‘판 구조론의 아버지’로 추앙받고 있다. 우리는 용암 위에 떠다니는 뗏목 위에서 살고 있는 셈이다.
판이 움직이면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지진이다. 지구상에서 1년에 관측되는 지진 수는 평균 50만, 이중 10만 개는 보통 사람도 느낄 수 있다. 인명과 재산에 피해를 주는 강진(리히터 진도 7.0~7.9)은 연평균 18번, 재난 수준의 대지진은 1년에 한 번 정도 일어난다. 2년 전 후쿠시마를 강타한 지진은 진도 9로 일본 역사상 최대 규모였다. 1994년 노스리지를 흔든 지진은 진도 6.7로 후쿠시마의 수백분의 1 수준이었는데도 57명이 죽고 5,000여명이 다쳤다.
대부분의 지진은 자연발생이지만 때로는 인간이 이를 초래하기도 한다. 2008년 사천성에 일어난 지진으로 6만9,000여명이 사망했는데 인근에 지어진 지핑구 댐이 단층에 대한 압력을 가중시켜 지진을 촉발시킨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진은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지만 90%가 환태평양 일대에서 발생한다. 17일 새벽 LA 주민들의 단잠을 깨운 엔시노 지진은 진도 4.4로 별 피해는 없었지만 우리가 가장 위험한 지진대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 줬다.
현재로서는 지진이 언제 일어날 지를 미리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더위와 지진은 아무 상관이 없다. 지진에 대비해 비상용품을 준비해 두고 우리 생전에 ‘큰 것’(Big One)이 오지 않기만을 기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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