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물준비. 잦은 송년모임 후유증에 갈등 고조
#사례1=40대 한인 최모씨는 최근 아내와 심하게 다퉜다. 얼마 전 연말을 맞아 부모님들께 고급 외투를 선물하고 스테이크하우스에서 저녁식사를 한 것이 화근. 최씨의 아내는 “한국에 계신 우리 아버지, 어머니한테 보낼 연말선물은 준비했냐? 준비했으면 내놔보라”며 트집을 잡았고, “지난번 추석 때 송금했으면 됐지 매번 어떻게 챙기냐”고 맞받아치면서 큰 싸움으로 번졌고 아내는 언니 집으로 가버렸다.
#사례2=30대 후반인 주부 박모씨는 며칠전 아들을 심하게 혼낸 뒤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 허구한 날 “동창회다”, “회사 망년회다”며 술을 마시고 늦게 귀가하는 남편에 대한 원망으로 아들에게 화풀이를 했다는 것. “사회생활을 하는 남편이 어쩔 수 없다는 것은 알지만 가족들 생각도 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박씨는 “괜히 우울하고 화가 나서 게임기를 사달라는 7세 아들에게 화풀이를 했다. 후회하고 있다”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들뜨고 즐거워야 할 연말시즌이 자칫 잘못하다간 일부 부부들에게는 오히려 갈등의 시기가 되기 쉽다. 각종 모임이 잦아지는데다가 지출이 증가하면서 부부간 갈등이 발생할 수 있는 요소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부부간 갈등이 빠른 시일 내에 원만히 해결되지 않을 경우 심지어 가정 폭력으로 이어지거나 자녀에게 불똥이 튀어 부모-자녀간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상담 전문가들은 장기화되는 경기침체로 경제적인 부분이 부부갈등을 촉발시킬 우려가 크다고 지적하고, 송년모임 참석 여부나 지출 내역을 사전에 의논해 갈등 소지를 없앨 것을 조언하고 있다.
레지나 김 가정문제연구소장은 “중요한 것은 남들의 시선이 아니라 내 가정”이라며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는 서로가 힘이 돼 주어야 하며, 부부가 사전에 대화를 통해 참석해야 할 모임이나 지출 정도를 결정해 놓으면 불필요한 갈등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가정 상담 전문가들은 음주가 자칫 가정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평소 분노조절 연습이나 운동, 명상 등을 통해 자기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상담소 관계자들은 “요즘은 모두가 어려운 시기이므로 부부가 누구를 탓하기보다는 단계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갈등의 중심에 있는 두 사람이 스스로 해결하기에는 어려울 수도 있으므로 자녀문제나 이혼, 별거 등으로 문제가 악화되기 전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천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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