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ABC-TV의 앵커 다이안 소여가 미국 여성 상원의원들과 인터뷰 끝에 기념촬영을 했는데 그 사진은 시대의 변화를 보여주는 증명사진이었다. 여성 상원의원 20명이 폼을 잡고 서있는 장면은 여성파워를 보여주는 것으로는 압권이었다. 게다가 캘리포니아. 워싱턴, 메인 주는 2명의 상원의원 모두가 여성이다. 놀라운 변화다.
이런 생각을 해본다. 지금 공화당에는 마땅한 대통령후보 재목이 없다. 만약 다음 선거에서 힐러리 클린턴이 대통령에 당선 된다면? 그렇게 되면 미국정치와 경제를 사상 처음으로 모두 여성이 컨트롤하는 새로운 시대가 열리게 된다. 경제대통령으로 불리는 미연방준비은행 의장에 이미 유대계 여성인 재닛 옐런이 지명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세계경제도 여성들이 장악하게 되었다. 세계경제를 좌우하는 다섯 사람은 미국 대통령, 미 연방은행 의장, 국제통화기금 총재, 유럽중앙은행 총재. 독일 총리 등으로 꼽히는데 미연준의장과 국제통화기금 총재, 독일총리 등 3명이 여성이다.
세상이 달라지고 있다. 한달 전 한국의 TV뉴스를 보고 있는데 그날따라 앵커와 기자가 모두 여성이 등장하는 것을 보고 “세상 달라졌구나”를 실감한 적이 있다. 우리 올챙이기자 시절엔 여성 앵커는 생각할 수도 없었고 사건현장을 뛰는 경찰기자와 구속수감을 취재하는 검찰 출입기자는 여성이 한명도 없었는데 지금은 경찰청과 검찰청 복도에서 피의자들을 쫓아다니며 극성스럽게 마이크를 들어 미는 기자는 대부분 여기자들이다.
지금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기준은 남자들이 만들어 놓은 것이다. 여성들이 집권하면 고쳐야할 법률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60년대만 해도 미국에서 여성들이 집을 살 수가 없었다. 은행이 여성들에게는 집 융자를 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뉴욕타임스는 미국에서 최초의 여성대통령이 될 수 있는 공화당 정치인으로 텍사스 연방 상원의원직에서 물러나는 케이 베일리 허치슨 여사를 꼽은 적이 있다. 보수가 판치는 텍사스에서 허치슨 상원의원이 걸어온 길은 그야말로 가시밭길이었다. 그는 변호사가 되었는데도 취업을 못해 할 수 없이 휴스턴 최초의 TV 여기자가 되었고, 그후 최초의 여자 하원의원이 되었으며, 그리고 텍사스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연방상원이 되었다. 그는 모든 분야에서 자신이 겪은 ‘최초’의 경험이 얼마나 시련이었는가를 설명해 강연장을 숙연케 한 적이 있다.
힐러리도 빌 클린턴의 아칸소지사 시절 줏대 있는 여성임을 보인답시고 자신의 이름을 ‘힐러리 로드햄 클린턴’으로 썼다가 선거구민들에게 거만하게 보여 재선에서 남편이 낙선하는 수모를 겪는 적이 있다. 민주당의 스타 제럴딘 페라로가 미국 최초의 여성 부통령 후보로 나왔을 때 신선한 충격을 주었으나 먼데일-페라로 팀은 50개주 중 49개주에서 부시에게 패하는 아픔을 겪었다.
정치는 타이밍이다. 지금은 미국에서도 여성대통령이 탄생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 여성을 금기시 해온 하버드, 프린스턴, MIT에도 여성 대학총장이 탄생했고 이미 연방의회에서는 여성 하원의장도 배출된 적이 있다.
흑인대통령이 나와 미국사회가 많이 달라졌다. 여기에다 여성대통령까지 탄생하면 미국은 여러 면에서 허물을 벗고 다시 태어날 것이다. 꼭 민주당의 힐러리일 필요는 없다. 공화당의 허치슨도 훌륭한 여성 대통령감이라고 생각한다. 남성들의 정치가 너무 따분하고 지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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