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사 택시기사, 석사 북키퍼 …
▶ 학위·전공과 무관 단순 직종에 몰려
#사례1. 뉴저지주립대에서 회계학을 전공한 김(27) 모씨는 요즘 택시기사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졸업 후 취직한 직장에서 그만 둔 뒤 재취업을 시도하다 실패한 후 ‘용돈 벌이’라도 할 요량으로 시작한 택시 드라이버 일이 어느덧 3년째다. 김씨는 “만족할 만한 직장을 찾을 때까지만 택시를 몰려고 했는데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며 “아직도 취업시장이 좋지 않아 맘에 드는 직장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사례2. 이모(28·여)씨는 경영학 전공으로 대학원에서 MBA학위까지 취득했지만 맨하탄의 한 도매상에서 북키퍼(경리담당)로 일하고 있다. 비록 연봉 수준은 크게 떨어지지만 요즘 같은 취업난에 경영학 석사 학위에 맞는 직업을 찾을 때까지 실업자로 있느니 돈을 벌면서 훗날을 모색하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는 게 이씨의 생각이다.
이처럼 대학을 졸업한 택시 운전사와 석사학위를 가진 북키퍼가 더 이상 드물지 않을 만큼 최근 학력과 무관하게 직업을 선택하는 한인 고학력자들이 늘고 있다.
대학이나 대학원을 졸업해도 학력과 전공에 걸맞은 직장을 찾기가 어렵고, 고학력이 높은 수입을 보장해 주는 것도 아니어서 이같은 추세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취업 전문기관들에 따르면 대학이나 대학원을 졸업했다고 해서 고등학교만 마친 구직자보다 더 나은 직장을 찾기가 수월하지 않은 경향이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다.
김씨나 이씨처럼 과거 고졸자들이 주로 선택했던 단순 직종에서 일하는 고학력자들이 늘어 학력을 낮춰 취업하는 추세가 보편화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 같은 추세는 2007년 경기침체 이후 더욱 강화되고 있다. 대졸자들이 해마다 쏟아지고 있지만 이들이 마땅히 취업할 수 있는 일자리가 그만큼 늘어나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오하이오 대학교 경제학자 리처드 베더의 연구에 따르면 1970년 미국 소방관들 중 대졸자는 단 2%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학사학위를 가진 소방관이 무려 18%나 된다.
1%에도 미치지 못했던 학사학위 택시 운전사가 이제는 15% 수준으로 늘었고, 학사학위가 필요 없는 판매직 군에서도 무려 25%가 대졸자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조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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