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이란 주재 미국대사관 인질 사건 당시 미국은 인질 구출을 위해 특수부대를 태운 8대의 헬리콥터를 보냈지만 이중 3대가 작전불능에 빠지며 임무에 실패했다. 이를 계기로 군사전략가들은 제트기의 빠른 속도와 긴 항속거리, 그리고 헬리콥터의 수직이착륙 능력을 겸비한 항공기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미군이 세계 최초의 상용 틸트로터 항공기 ‘V-22 오스프리’를 개발한 배경이 여기에 있다. 24명의 병력을 태우고 시속 400㎞의 속도로 1,800㎞를 날아갈 수 있는 오스프리는 헬리콥터와 제트기의 성능을 한 몸에 지니고 있어 미군의 수직이착륙(VTOL) 항공기 중 쓰임새가 가장 탁월한 모델로 꼽힌다.
이후 20년 이상 미군은 새로운 수직이착륙기를 개발하지 않았지만 2011년의 빈 라덴 은신처 기습 때처럼 신속하면서도 은밀해야하는 작전의 빈도가 늘면서 최근 수직이착륙기 분야에 높은 우선순위를 적용하고 있다. 그 결과, 올해에만 수직이착륙기의 속도와 항속거리, 정지비행 안정성을 높여줄 두 가지 프로그램이 공식 런칭됐다.
먼저 지난 3월 미 육군이 차세대 회전익기에 적용할 신기술 개발에 돌입했다.
시콜스키와 보잉이 시콜스키의 고속헬리콥터 ‘X2’에 기반한 로터 및 프로펠러 기술을, 오스프리를 공동개발한 벨 헬리콥터가 한층 진보된 틸트로터 기술을, 그리고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이 자회사인 유로콥터의 고속헬리콥터 실험기 ‘X3’에 근간한 설계안을 내놓은 상태다.
또 2월에는 펜타곤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1억3,000만 달러 규모의 ‘VTOL X-플레인’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수직이착륙기에 대한 기존의 모든 개념을 원점에서부터 다시 생각해 최상의 방안을 찾는 것이 목표다. 이 프로젝트의 연구결과에 따라 지금과는 전혀 다른 수직이착륙기가 탄생할 수도 있다.2017년 시제기 테스트가 예정된 미 육군과 DARPA의 목표는 최고시속 400㎞ 이상의 차세대 수직이착륙기 개발. 성공만 한다면 대폭적인 병력 이동시간 단축과 군사작전 범위 확장이 가능해진다.
지형에 상관없이 인원과 물자를 어디든 수송할 수도 있다. 세부 설계는 당분간 비밀에 붙여지겠지만 두 기관 모두 기존에 존재하는 기술들로부터 영감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별다른 기술혁신 없이 24년을 보냈던 수직이착륙기가 이제 더 높이 비상할 준비를 하고 있다.
<파퓰러 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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