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를린 중심으로‘편도 공유’확산 편리하고 가격 저렴해 회원 급증
베를린의 사업가 마르크 클레멘스. 그는 1년 반전 자가용을 없애고 하루에 서너번 자동차 공유 서비스를 이용한다.
젊은 층에 인기 끄는 자동차 공유 시스템
베를린에서 온라인 와인 판매업체를 운영하는 마르크 클레멘스 사장은 1년 반 전부터 자가용을 없앴다. 아침에 출근할 때면 스마트폰으로 그가 좋아하는 모델의 BMW나 스마트카가 어디에 주차되어있는 지를 알아보고 그걸 운전한다. 목적지에 도착하면 차를 길가에 그냥 주차하면 된다. 그걸로 끝이다. 베를린에서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 편도 자동차 공유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자동차 렌탈 회사까지 가지 않고도 차를 빌릴 수 있고, 사용 후 렌탈 회사까지 갈 필요없이 근처에 주차해 두면 되는 편리함 때문에 편도 자동차 공유 서비스 가입 회원이 급속히 늘고 있다.
클레멘스 사장은 드라이브나우(DriveNow)와 카2고우(Car2Go)라는 2개 회사의 서비스를 이용한다. 보통 하루에 서너번씩 이용한다고 그는 말한다. 아침에 출근할 때, 하루 중 비즈니스 회합이 있을 때, 저녁에 술집에 갈 때 거의 빠짐없이 이용한다. 기존의 자동차 공유 서비스와 달리 이들 회사는 편도를 기준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편하다고 그는 말한다.
자동차 공유 프로그램이 생겨난 것은 유럽에서 수십년 전이었다. 이를 모방해 미국에서도 지프카(Zipcar)라는 서비스가 나중에 생겼다. 이들 프로그램은 스테이션 중심 서비스로 회원들은 스테이션으로 가서 자동차를 가져와야 하기 때문에 불편할 수가 있다. 아울러 언제부터 언제까지 자동차를 사용할 지 사전에 예약해야 하고, 다 쓰고 나면 원래 스테이션에 자동차를 반환해야 한다. 이런 번거로움이 자동차 공유의 매력을 제한하는 요소가 되어왔다.
이런 불편함을 제거한 것이 베를린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편도 자동차 공유 서비스이다. 편도 자동차 공유 서비스에 있어서 세계 최대 도시가 베를린이다. 자동차 사용 후 정해진 장소가 아니라 아무 데나 세워둬도 되는 편도 서비스는 미국에서도 최근 시작되었다. 이런 시스템이 가능해진 것은 GPS와 스마트 폰 앱 덕분이다.
자동차가 길거리에 세워져 있어서 사용자들은 가장 가까운 데 있는 차를 찾아서 이용한다. 그리고는 목적지에 도착하고 나면 근처에 주차를 해두면 된다. 사용료는 운전 시간 기준으로 책정된다.
이런 새로운 시스템에 대한 인기는 상당히 높다. 2년 전 독일에서 상업용 편도 자동차 공유 시스템이 처음 등장한 후 현재 가입된 회원은 18만3,000명에 달한다. 역사가 오랜 옛날식 자동차 공유 시스템 회원이 26만2.000명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숫자이다.
카2고우는 북미 대륙 11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텍사스의 오스틴, 시애틀, 워싱턴 D.C. 등이 포함된다. 드라이브나우는 샌프란시스코에 있는데, 과거 스테이션 중심 모델이다.
테크놀로지의 발달로 가능해진 편도 자동차 공유 시스템은 독일의 최대 자동차제조사들의 적극적 후원을 받고 있다. 드라이브나우는 BMW 그리고 자동차 렌탈사인 식스트와의 공동 벤처사업이다. 카2고우는 다임러 산하 프로그램이다. 미국에서는 드라이브나우가 온전히 BMW의 벤처사업이다.
다임러의 스마트 카를 이용하는 카2고우는 지난 2009년 독일, 울름에서 시험적 프로젝트로 편도 자동차 공유 시스템을 처음 시작했다. 도시 사람들이 점점 더 자가용을 갖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유럽의 카2고우 대변인인 안드레아스 레오는 말한다. 하지만 기존의 자동차 공유 프로그램은 불편한 점이 많았다.
“공유 자동차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고 사전에 예약을 해야 했으며 자동차를 쓰던 안 쓰던 매달 사용료를 지불해야 했습니다. 우리는 테크놀로지를 보면서 이런 제약들 없이 자동차 공유가 가능한 모델을 개발하기로 했지요.”카2고우는 현재 전 세계 21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며 가입 회원수가 40만명이다. 그중 규모가 가장 큰 도시는 단연 베를린이다. 자동차 1,200대 보유하고 있다. BMW 의 미니스 등 모델로 구성된 드라이브나우는 독일 내 4개 도시에서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베를린에서는 700대 자동차가 동원되어 있다.
자동차 공유 서비스 가입비용은 저렴하다. 단거리 운전은 택시보다 가격이 싸야 한다는 것이 기본 아이디어이다. 드라이브나우의 경우 등록비는 39달러 정도 그리고 운행 분당 32~46센트가 부과된다. 카2고우 등록비는 27달러, 운행 분당 요금은 39센트이다.
편도 자동차 공유 가입자들은 주로 서른 살 정도의 테크놀로지 좋아하는 남성들이다. 그런데 카2고우와 드라이브나우가 공통적으로 느끼는 점은 한 도시에서 서비스를 시작한지 오래될수록 여성들과 나이든 고객 숫자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오스트팔리아 응용과학 대학 교통관리 연구소의 크리스토프 멘젤 교수는 이 시스템이 “특히 젊은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종류의 이동성, 새로운 단계의 이동성”이라고 해석한다.
편도 자동차 공유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는 멘젤 교수는 앞으로 몇 년 후 이런 서비스가 붐을 이룰 것으로 예견한다. 하지만 그는 수익성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사용자들에게는 꽤 괜찮지만 업체 측은 이익 보다 경비가 더 많이 나간다는 염려이다.
카2고우는 4개 도시에서 아직까지는 이윤을 내고 있다고 레오는 말한다.
“우리는 돈을 벌고 싶 어요. 이건 마케팅 꼼수나 자선사업 개념이 아니거든요.”드라이브나우와 카2고우의 경우 편도 자동차 공유 서비스에 새로 가입하는 사람이 베를린에서는 매일 수백명씩이다. 이런 현상을 보며 다른 자동차 회사들이 합류하고 있는 추세이다. 독일 철도사인 도이치 반 산하 스테이션식 자동차 공유 회사는 지난 해 편도 자동차 공유 회사와 손을 잡고 350대의 자동차로 베를린에서 시험적으로 운영을 하고 있다. 세상이 발전하는 데 따라 자전거부터 전기자동차까지 모든 걸 시도해 이동성 체인을 개선해야 한다고 도이치 반의 수잔 사스 대변인은 말한다.
새로운 모델의 자동차 공유 시스템이 인기를 끌면서 베를린에서는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다. 걷거나 자전거를 타거나 혹은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하는 대신 사람들이 운전을 하도록 이 시스템이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이다. 환경면에서 볼 때 그것은 한발 뒤로 후퇴하는 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런 우려에 대해 편도 자동차 공유 회사들은 대부분 회원들이 대중교통 한달 사용권이나 1년 사용권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자사 서비스가 기존의 교통수단과 경쟁을 한다기보다 상호 보완을 하게 한다는 것이다. 도시에서 자동차 구하기가 쉽다는 사실을 알면 시민들이 최소한 자가용을 쉽게 포기하지 않겠느냐고 이들은 말한다.
<뉴욕 타임스 - 본보 특약>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