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솔비양 해명, 대학진학 위한‘포트 폴리오’작품 중 하나
스미스 의원 측 “규정상 1등상 철회하지만 전혀 문제 없어”
연방하원 연례행사인 선거구별 미술대회에서 워싱턴주 제9선거구에 출품, 1등상을 받았던 벨뷰고교 12학년 천솔비(19)양이 수상작품의 표절 시비와 관련, 본보에 전말을 해명했다.
천양은 “수상작인‘구세대와 신세대(New Generation VS Old Generation)’가 표절 작품이라는 생각은 하지도 못했는데 파장이 커져 죄송하다”고 말했다.
천양은 지난해 AP미술 과목을 수강하면서 인터넷에서 작가 구헌주(33)씨가 부산 광남초등학교 벽에 그린 대형 그래피티(왼쪽 사진)를 보고 대학진학을 위한 포트폴리오 작품을 그리는데 참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구씨가 지난해 8월 초등학교 벽에 그린 이 그래피티는 한 소년이 돋보기로 길을 보는 모습이다.
천양은 이를 참고해 현대 소년이 돋보기를 통해 옛날 한국 사람들의 문화생활과 당시 아이들은 어떻게 놀았는지를 관찰하는 모습(오른쪽 사진)을 색연필로 그렸다. 천양은 “미국 사람들은 물론 현 시대를 살고 있는 학생과 어린이들에게 한국 옛날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통해 한국을 알리고 싶다는 생각으로 작품을 그렸다”고 말했다.
AP미술 담당 교사는 천양의 여러 포트폴리오 가운데 이 작품이 “이야기(Story)가 있어 좋다”면서 우수 작품을 전시하는 벨뷰미술박물관에 지난해 말부터 전시토록 알선해줬다.
천양은 “미국에선 고등학생들이 대학진학 ‘포트폴리오’를 작성할 때 잡지나 인터넷은 물론 유명 작가 작품에서 아이디어를 참고하기 때문에 별다른 생각없이 구씨 작품을 참고했고 표절이란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물관에 전시됐던 천양 작품은 3월 중순쯤 전시가 끝나 학교로 옮겨졌고 응모 하루 전 AP미술 담당 교사가 연방하원 미술대회에 출품하자며 그림 제목과 간단한 소개 글을 쓰도록 했다고 천양은 전했다.
큰 기대도 하지 않은 상태로 출품했는데 뜻밖에 1등상을 받게 됐고, 이 사실을 전한 벨뷰고교 학보를 통해 수상 소식을 알게 된 본보는 천양과 그를 지도했던 이문향 미술학원 원장에게 연락해 내용을 확인한 뒤 지난 5월8일자 미주판 2면에 맨 처음 보도했다.
본보 보도 이후 주간지와 인터넷 매체 등에 천양 수상 뉴스가 보도되면서 한국에도 소식이 전해졌고, 일부 네티즌들이 온라인에 표절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표절의혹 논란소식을 한 학부모로부터 전해들은 이문향씨는 지난 19일 밤(시애틀시간) 천양으로 하여금 관련자들에게 모두 연락해 전후 과정을 설명토록 권고했다.
이에 따라 천양은 이날 밤 한국에서 미술활동을 하는 외삼촌의 주선으로 구씨와 통화하고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천양은 “설명을 들은 구 선생님이 예술하는 사람이 표절 시비에 휘말려서는 안된다고 말씀하시면서 대회 주최측에도 설명하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천양은 이에 따라 이날 밤 이메일로 워싱턴주 연방하원 제9선거구 아담 스미스 의원 사무실에 이메일을 보냈으며 20일 학교 교장과 미술 교사와도 이 문제를 상의했다.
천양은 “스미스 의원과 벨뷰 고교 교장선생님도 한인 학부모들로부터 표절시비 이메일을 받아 내용을 알고 있었다”며 “교장선생님과 미술 선생님은 이게 무슨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며 지켜보자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스미스 의원측도 20일 오후 천양에게 전화와 이메일을 통해 “표절 논란과 관련해 미리 연락해준 데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며 “정확한 규정으로는 자신의 아이디어로 직접 그려야 하기 때문에 일단 1등상은 철회하지만 천양 작품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회답했다.
스미스 의원 측은 특히 이번 일로 인해 천 양의 합격이 결정된 명문패션전문대학인 뉴욕주립 FIT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도록 연락하고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다.
천양을 지도한 이문향씨는 “솔비는 어머니가 한국에서 뇌졸중으로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진 후 미국의 이모가 입양해 길렀고, 거의 혼자 힘으로 명문대까지 합격했는데 전후 과정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힘들게 자라나는 학생에게 상처가 될 수 있는 일은 자제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씨는 또한 “일부 인터넷에서 학원 선생인 내가 아이디어를 내서 솔비의 작품을 그려준 것처럼 추측했는데 결코 그런 일은 없는 만큼 추측 성 댓글은 자제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양준 기자 june66@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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