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지난달 28일 카스텔 간돌포에 있는 하계별장에 도착, 교황 신분으로서는 마지막으로 신도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재위 마지막 날인 지난달 28일 후임 교황에 무조건 순명하겠다고 밝혔다.

교황은 이날 바티칸 교황청에서 추기경단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자리에서“ 여기 있는 분 중에서 차기 교황이 나올 것이다. 그분에게 나는 오늘 무조건적인 존경과 순명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예상치 못한 이 같은 발언은 전임 교황 및 현직 교황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일어날 수 있는 충돌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교황은 또 세계 12억 가톨릭 신자들의 지도자인 제 266대 교황을 선출할 추기경단에 대해 마지막 충고와 당부를 잊지 않았다. 교황은 “추기경단은 마치 오케스트라와 같이 다양성이 고귀하고 조화로운 화합을 이루는 방향으로 일을 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날 오후 5시께 로마에서 동남쪽으로 24㎞ 떨어진 카스텔 간돌포에 있는 교황의 하계 별장으로 떠났다. 교황은 카스텔간돌포에서 수개월 머문 후 바티칸의 수도원에서 여생을 보낼 계획이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이날 저녁 8시에 공식적으로 물러났으며 ‘전임 교황’(Pope emeritus)으로 불리게 되며,‘ 성하’(Your Holiness)라는 호칭도 유지된다. 베네딕토 16세의 교황 반지는 바티칸의 전통에 따라 파괴된다.

2005년 4월 265대 교황에 오른 베네딕토 16세는 지난달 11일 고령을 이유로 사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생존한 교황의 자진 사임은 1415년 정치적 이유로 물러난 그레고리오 12세 이후 600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