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방비용 483억 vs 젊은이들 미국 기여
‘드림법안’ 통과를 호소하는 유투브 동영상에 출연한 박준석씨가 재학중인 UC 버클리 캠퍼스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
“미국에서 불법체류 신분 젊은이 한 명을 추방하는데 2만3,000달러가 필요합니다. 이런 젊은이가 210만 명이나 돼 이들을 모두 추방하려면 483억 달러의 세금이 소요됩니다. 하지만, 이들이 미국에 남아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면 이보다 훨씬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습니다.”
서류 미비자 학생들에게 합법적인 신분을 취득할 기회를 주는 ‘드림법안’ 통과를 호소하는 유튜브 동영상에 출연한 한인 대학생이 화제다.
유튜브에 올라 있는 ‘테렌스의 칠판 대화’(Terrance’s Chalkboard Talk)라는 제목의 2분짜리 이 동영상은 애플의 공동창업자 고 스티브 잡스의 부인 로런 파월이 주도하는 ‘꿈은 여기에’(The Dream is Now)라는 미국 내 불우 학생을 위한 교육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영화감독 데이비스 구겐하임이 제작했다. 구겐하임은 지구온난화를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 ‘불편한 진실’(An Inconvenient Truth) 등을 연출한 유명감독이다.
15일부터 유투브에 올라와 있는 이 동영상에 출연해 스스로 서류미비자 신분임을 공개한 화제의 주인공은 UC 버클리 수학과 4년 테렌스 박(24·한국명 박준석)씨.
이 대학 수학 동아리 회장이기도 한 그는 동영상에서 서류미비자 학생 추방 비용과 그들이 미국에 남아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사회에 기여해 미국 사회가 얻을 수 있는 이익 등을 수학적으로 대비하는 식으로 묘사해 눈길을 끌었다. 박씨는 “최근 법이 개정돼 향후 2년간 추방위협을 피할 수는 있게 됐지만 여전히 불법체류자 신분이어서 처음에는 출연을 망설였다”며 “하지만 저처럼 불안한 신분을 가진 젊은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해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겪었던 ‘좋지 않은’ 경험들로 인해 불법 체류자라는 사실을 숨겨왔다고 털어놓았다.
박씨는 “UC 버클리 편입 전에 다녔던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친하게 지내던 교수님에게 제 신분을 말씀드렸을 때 놀라는 모습을 잊을 수 없다”며 “미국 친구 중에도 불법체류자에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친구들이 많아 무의식적으로 숨기는 버릇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이 동영상이 공개된 후 시험기간인데도 ABC 방송과 허핑턴 포스트,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등 미 주요언론의 인터뷰 요청에 시간을 쪼개 응하는 등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박 씨는 열 살 때인 2000년 9월11일 어머니(54), 쌍둥이 여동생들과 함께 미국에 왔으나 변호사의 무성의와 실수로 합법적인 신분을 얻지 못해 불법체류 신분을 갖게 됐다.
그는 현재 예일대와 브라운대 등에서 대학원 생물통계학과 입학허가를 받았으나 동부지역은 캘리포니아주와 달리 아직 불법체류자에 대한 학자금 지원프로그램이 없어 또 한 번 난관에 부딪힌 상태이다.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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