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법무부서 1년간 파견 근무…KABA 신임 회장도 맡아
“한인사회 단합 위해 노력하겠다”
킹 카운티 검사로 한국 법무부에 파견 근무토록 허락받아 주류사회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스티븐 김(한국명 김형원ㆍ38ㆍ사진) 검사가 1년간의 근무를 마치고 지난달 복귀했다.
한인 1.5세로 완벽한 이중언어를 구사하며 한인교회에 출석하는 김 검사는 최근 본보를 포함한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의 재판제도가 보다 민주적인 방향으로 가는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다면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2월 한국 법무부로부터 ‘해외 법조인 연구위원’으로 위촉돼 사법연수원생, 검찰, 정부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미국의 배심제도를 강의했고, 한국이 6년전 도입한 ‘국민참여재판’ 등을 지켜보며 개선점 등을 모색했다.
김 검사는 “한국의 ‘국민참여재판’은 완전히 독립적인 평결을 내리는 미국 배심제도와 달리 판사의 입김이 너무 많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였다”며 “전해 들은 말을 증거로 제한하는 등 법정에서의 증거채택 규정 등에 관해 전반적으로 조언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의 근무 경력이 미국 법조인으로서도 큰 도움이 됐지만 그보다 자신의 정체성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된 것이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특히 파견기간 동안 어머니 신영은(63)씨와 아들 휴고(3)군과 함께 나가 어머니에게는 조국에서 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아들에게는 한국말을 가르치게 된 것이 가장 보람있다고 덧붙였다.
1년간의 한국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휴고군은 할아버지인 김정철(65)씨와 한국말로 대화할 정도로 모국어가 늘었다고 김 검사는 기뻐했다. 치과의사인 부인 린다 김씨는 유치원에 들어간 딸과 함께 불가피하게 시애틀에 머물렀었다.
지난해 한국 파견근무가 결정됐을 당시 시애틀지역 주류 TV방송국이 특집프로로 다뤘고, 시애틀타임스가 그의 이야기를 1면에 대서 특필했을 정도로 주목을 받았던 김 검사는 어느 자리에서든 ‘코리언 아메리칸’임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자랑한다.
김 검사는 복귀 후 시애틀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도 “한국말만 했더니 어떻게 영어를 하는지 잊어 버렸다”고 농담을 한 뒤 “나는 미주 한인사회의 단합과 단결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강한 의무감이 든다”고 강조했다.
김 검사는 이 같은 소신을 실천하기 위한 첫 걸음으로 워싱턴주 한인변호사협회(KABA) 차기 회장직을 맡았으며 오는 21일 취임한다.
김 검사에 대해 두터운 신뢰를 보여온 댄 새터버그 킹 카운티 검찰청장도 “김 검사가 한국에 미국 배심제도를 소개하고 돌아와 너무 기쁘다”며 “미국뿐 아니라 한국 사법제도 발전에 기여한 김 검사가 너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황양준기자 june66@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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