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주님의영광교회에서 전통 궁중혼례 방식으로 치러진 김형인?희선씨 부부(앞줄 가운데) 결혼식에서 궁중 복장을 갖춘 양가 가족과 하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대용 기자>
김형인·김희선씨 커플
전통 고증 거친 국혼
타민족 하객“원더풀”
“왕비정청이오~”
어여머리를 얹고 활옷을 입은 신부가 두 상궁과 들러리를 따라 입장해 면류관과 곤복을 차려 입은 신랑의 옆에 나란히 선다. 신랑 아버지가 “청풍 김씨 집안의 둘째 딸을 김해 김씨 집안의 둘째 며느리로 삼겠습니다”라고 책봉문을 하고, 이어 두루마기에 갓을 쓴 주례가 평생가약을 선포한다.
미국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궁중 혼례’가 지난 9일 주님의 영광교회 비전센터에서 행해졌다. 기러기 아범을 앞세우고 입장한 왕 김형인(신랑)씨가 김희선(신부)씨를 왕후로 삼은 혼례식이었다. 조선시대 궁중에서 행한 국혼의식을 현대에 맞게 재구성했고 고증을 마친 전통 궁중혼례로 들러리 10명과 공연단 40명이 동원되어 한국의 궁중 혼례문화를 제대로 보여주었다.
‘로우스’(Lowe’s)의 키친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신부 김희선씨는 “만혼이라 기억에 남는 결혼식을 하고 싶었고 결혼식 날짜를 잡고 보니 섣달그믐이어서 궁중혼례를 택했다”며 “다행히 신랑의 여동생이 지난해 전쟁기념관에서 궁중혼례를 치러서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시 궁중혼례 장면으로 돌아가면, 풍물놀이가 시작되면서 국혼선포문과 기러기를 각각 손에 든 장군들이 입장했다. 이어 상견례, 초상례가 끝나고 드디어 ‘입어정청’. 조선시대 왕처럼 면류관과 곤복을 멋지게 차려입은 신랑의 입장이다. 힘찬 발걸음을 내딛는 신랑의 모습이 보이자 하객들 사이로 드문드문 보이는 타민족들이 ‘원더풀’ ‘뷰티풀’을 연발하며 환한 웃음을 짓는다.
다음으로 장군이 왕(신랑)에게 기러기를 전하고 다시 왕은 신부 측 어머니에게 기러기를 전하는 전안례와 왕비정청에 이어 두루마리에 갓을 쓴 신승훈 목사가 주례사를 대신해 교명문을 전했다. 웃음을 참는 하객들 사이로 교배지례, 합혼주를 마시는 동뢰지례, 혼례고사가 이어지고 대소신료로 입장한 들러리와 상궁, 장군들이 국궁사배를 했다. 답문, 축도, 보은보례에 이어 대소 신료들의 국궁례를 받아 출궁하는 것으로 1시간 동안의 식이 끝났다.
김씨는 “’싸이 열풍’ 덕분에 미국인 고객들이 한국에 관해 상당히 관심이 많아서 결혼식에 초대를 했는데 ‘색감이 너무 좋다’며 언젠가 기회가 되면 혼례복을 입어보고 싶다는 말을 많이 했다”며 “한국을 즐길 수 있고 한국 전통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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