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시정부 마련 행사에 수백명 몰려 716정 수거
선물권 동나 조기 종료…마니아들 ‘새치기 거래’도
시애틀시가 총기사고 예방 차원에서 20여년 만에 실시한 ‘총기 자진반납(Buy-Back) 행사’가 큰 인기를 끌었지만 운영 미숙 등으로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지난 26일 오전 9시부터 시애틀 다운타운 제임스와 체리 스트릿이 만나는 I-5 고속도로 육교 밑에서 실시된 반납행사 시작 2시간여전부터 퓨짓 사운드지역 곳곳에서 수백명의 주민들이 총을 반납하기 위해 몰려 들었다.
시애틀 시당국은 총기 반납자의 신원이나 소지 경위를 묻지 않고 권총과 소총은 한 정당 100달러, 대량 살상용 공격용 무기는 200달러 상당의 선물권을 줬다. 시정부는 이날 행사를 위해 시애틀 경찰재단 등 비영리단체와 아마존닷컴 등의 기부금 등으로 8만달러 상당의 선물권을 준비했으나 총기반납 신청자들이 몰리면서 3시간도 안 돼 동났다. 관계자들은 당초 오후 3시까지로 계획했던 행사를 3시간 정도 앞당겨 끝내고 행사장을 찾은 주민들을 되돌려 보내야 했다. 이날 반납된 716정의 총기 가운데는 지대공 미사일 발사대 한 개와 200정에 가까운 대량 살상용 무기도 포함됐다.
주최측의 운영미숙으로 총기를 반납하러 온 많은 주민들이 2시간 이상을 기다리는 불편을 겪기도 했다. 대기시간이 길어지자 총기 마니아들이 행사장 주변에 나타나 피켓을 들고 총기를 현금을 주고 구입해가기도 했다. 시애틀지역 일부 한인들도 이날 총기를 반납하기 위해 얼굴을 보였다.
존 디아즈 시애틀 경찰국장은 “많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총기를 반납하려고 나선 것은 바람직하지만 장소나 반납 절차 등에 문제점이 있었고 충분한 선물권을 준비하지 못한 점도 아쉽다”면서 조속한 시일 내에 다시 반납 행사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날 반납된 총기는 오래돼 작동되지 않은 것이 대부분인데다가 실제 총기 범죄를 일으킬 소지가 많은 젊은 층의 참여 비율은 극히 저조해 ‘총기범죄를 줄이자’는 당초 취지에 얼마나 많이 부합할는지는 미지수다.
지난 1992년도에도 비슷한 행사를 통해 1,772정의 총기가 반납됐지만 그 후 6개월 동안 총기관련 사망자 등 각종 사건이 예년에 비해 오히려 2배 가까이 늘어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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