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day’s Focus/악화일로 미 · 러시아 관계
3번째 임기 푸틴, 오바마 도울 의지 거의 없어
세계 양대 슈퍼 파워인 러시아와 미국의 냉랭한 관계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 특히 양 국 간 관계 악화는 지난해 3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한 이후 더욱 심해졌다는 분석이다. 외교 전문가들은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러시아와의 관계 악화가 두고두고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러시아, 미국과의 마약분야 협력 혁정 중단
러시아는 시리아 사태에서부터 이란, 북한, 아프가니스탄에 이르기까지 각종 국제 현안에서 오바마 정부의 목표 달성을 돕거나 방해할 수 있는 다양한 ‘카드’를 쥐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에서 상임이사국이 갖는 거부권을 행사하거나 여타 국제조직에서 회원국 지위를 이용해 미국의 계획에 제동을 걸 수 있다. 이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은 러시아가 힘을 보태는 카드를 선택하거나 최소한 방해라도 하지 않기를 바라는 처지다.
그러나 외교 전문가들은 푸틴 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을 도울 의지가 거의 없어 보인다고 지적한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3월 대선을 거쳐 세 번째 임기를 시작한 이후 서방, 특히 미국에 각종 현안에서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고유가 시대에서 러시아가 원유와 천연가스 수출로 인한 막대한 외화벌이로 경제적으로 자신감이 생긴 것도 한 요소다.
가장 최근에는 러시아가 미국과의 마약 분야 협력 협정 중단을 선언하고 나섰다.
30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는 마약 거래 통제 및 관련 사법 활동에 관한 미국과의 정부 간 협정 중단에 관한 총리령에 서명했다. 메드베데프 총리는 해당 협정이 더 이상 실효성이 없다는 외무부의 건의를 받아들여 협정 파기를 지시했다. 협정은 러시아 외무부가 미국 측에 파기 통보를 하고 3개월 뒤부터 효력이 중단된다. 2002년에 체결된 협정은 미국이 마약 거래 차단 활동에 참여하는 러시아 사법기관에 재정적 지원을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은 협정 체결 후 첫 해에만 러시아에 1억5,000만달러를 지원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2기 임기 최대 위험 요소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협정 파기가 그동안 변화한 국내 사정을 고려한 것이기도 하지만 최근 악화한 미국과의 외교적 갈등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수년간 미국의 유럽 미사일 방어(MD) 시스템 구축 계획으로 갈등을 빚던 양국은 지난해 말부터 상대국의 인권 문제를 둘러싸고 또다시 격돌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9월 자국에서 활동하던 미국 국제개발처(USAID)를 사전 통보 없이 추방했다. 한 달 뒤에는 20년 넘게 이어온 미국과의 핵무기 해체 지원 합의를 연장하지 않기로 하는 등 갈등을 드러냈다.
양국 관계의 악화 양상은 지난해 12월 정점을 찍었다. 당시 러시아에서는 미국인의 러시아 어린이 입양을 금지하는 이른바‘ 미국 입양 금지법’이 통과됐다. 이는 앞서 미국 정부가 러시아인 인권변호사 세르게이 마그니츠키의 피살사건 관련자들을 제재하는 내용의 ‘마그니츠키 법’을 채택한 데 따른 보복조치로 받아들여졌다.
푸틴 대통령은 취임 초 오바마 대통령의 백악관 단독 정상회담 요청에‘ 퇴짜’를 놓기도 했다.
이처럼 양국의 외교 갈등이 아직 화해를 향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외교가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2기 임기를 맞아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에 더욱 힘을 써야한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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