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쓰고 버려지던 크리스마스 트리가 환경보호 차원의 방조제 작업에 쓰여진다
신년 벽두, 들떴던 연말연시의 흥분이 가라앉고 이제 현실로 돌아갈 시간이다. 연말의 골치 거리 중 하나가 각종 쓰레기 청소이다. 선물 박스, 음식 찌꺼기, 각종 유리병 등 연말에 즐기고 남은 생활 쓰레기 치우기가 여간 번거롭지 않다. 이에 더해 숭덩숭덩 베어내 크리스마스 시즌 한철 사용하고 길거리에 버리는 아까운 크리스마스 트리는 여간 낭비가 아닐 것이다.
보통 이 크리스마스 트리는 그냥 쓰레기 매립장에 버려져 왔는데 올해 중부 뉴저지 각 타운에서는 이 버려진 나무들을 모아 의미 있게 사용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수퍼 스톰 샌디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은 태풍의 눈이 직접 치고 들어온 아틀랜틱 시티 북부 중부 뉴저지 해안가이다. 멀리는 에디슨에서 불과 20분 거리인 브래들리 비치부터 한 시간 반 거리의 씨 사이드 팍 비치까지 해안 지형자체가 변하는 대재앙을 맞았었다. 이들 해안 도시들은 20미터에 이르는 해일과 시속 200 킬로에 달하는 강풍으로 아름다운 모래사장 자체가 유실되었다.
그런데 올 연말 뉴저지주 소속 청소국과 환경보호국이 아이디어를 제공하였다. 버려지는 크리스마스 트리들을 모아 바닷가에 배치하자는 내용이었다. 우선 나무 자체가 유기물이므로 방치하더라도 바다와 해안을 오염시키지 않는다. 두 번째 이 나무들을 제대로 배치할 경우 밀물과 썰물 때 밀려온 모래를 잡아두는 자연 방조제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는 이번 여름에 엄청난 비용을 들여 모래를 다른 지역에서 퍼다 인위적으로 쏟아 붇지 않아도 된다는 잇점이 있다.
오직 필요한 것은 나무가 물에 휩쓸려 내려가지 않게 얼기설기 지그재그로 펜스를 만들기만 하면 된다. 이 펜스도 지난 폭풍에 파손된 보드 웍이나 주택에서 나온 나무 쓰레기를 사용하면 된다는 획기적인 제안이었다. 이 아이디어는 놀랍게도 거의 100%에 달하는 합의를 도출했다. 가장 큰 반대 세력으로 여겨졌던 뉴저지주 의회와 주지사 사무실에서 두말없이 이 제한을 통과 시킨 것이다.
공화당, 민주당으로 나뉘어 싸움을 하고 있는 주 의회에서 지난 12월 28일 만장일치로 통과를 시켰고 다음날 크리스티 주지사가 서명을 해서 지난 1월 1일부터 크리스마스 트리 방조제 작업이 시작된 것이다. 앞으로 1월 15일까지 뉴저지 각 타운에서는 각 가정에서 버리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무료로 수거 할 것이다 (1월 15일이 지나면 집 주인이 제거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그리고 버려진 나무들은 주 쓰레기 청에서 일괄적으로 모아 중부 뉴저지 해안가 도시로 전달될 것이다.
현재 이미 100 그루가 넘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방조제로 설치한 미드웨이 비치 타운 위원 도미닉 살라조는 아무리 작은 정성이라도 자신의 마을과 인근 해안 도시들에는 큰 보탬이 된다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드디어 크리스마스의 나눔의 정신이 신년에 이웃을 돕고 장기적으로 환경을 보호하는 의미 있는 일이 된 듯하다. 매년 조금씩이나마 서로 돕고 환경보호에 신경을 쓰면 샌디와 같은 자연재해도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