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은행이 무슨 봉이냐. 합병으로 덩치를 키워 인수하다니…”
한국 우리금융 이팔성 회장이 지난 3일 금융기관 신년회에서 한 발언에 대해 한인은행 관계자들의 반응이다.
한국 언론들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한미와 윌셔은행이합병하면 미국 최대 규모의 교포은행이 된다. 합병으로 덩치를 키운 후 인수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LA 한인은행 관계자들은 한국을 대표하는 금융기관의 최고 경영자가 구체적인 인수계획 없이 현지 실정을 모르고무분별한‘ 입질’만 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한 은행이사는“ 이 회장이 미 현지법인인 우리아메리카은행의 부실대출 등 경영등급 미달로 한미은행 인수에 실패한 전례가 있는데도 왜 이런 발언을 서슴없이 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며 “해외시장 진출도좋지만 외국의 뱅킹 환경을 이해하고 구체적인 인수계획을 세우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이 회장의 발언을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한인은행이 무슨 동네북도 아니고 30억달러 규모의 은행을 너무 우습게 보는 것이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지난달에도 이 회장은 신입사원 강연회 자리에서 우리아메리카은행의 경영등급이 상향조정될 경우 한미은행 인수를 통해 미국시장에 진출하겠다는 발언을 해 한인은행 관계자들로부터“ 너무 가볍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 같이 이 회장의 한미은행 인수와 관련된 발언이 한 달 새 2번 이상 거론되자 한미은행 측은 황당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미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합병이 어떤 형태로 성사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이 회장이 왜 자꾸 한미은행을 언급하는지 모르겠다”고 불쾌해하며 “앞으로 한미은행과 관련된 구체적인 언급은 피해야 할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 회장은 지난 2년간 한국 내 금융기관들의 경쟁이 포화상태임을 강조하며 미국을 비롯한 해외시장 진출계획을 여러 차례 강조해 왔으나 이에 대해 한인은행권은 구체적인 인수계획 로드맵도 없고 현지 실정을 모르는 상태에서 ‘글로벌 진출’ 명분만을 내세운 현실성 없는 레토릭이라며 일축하고 있다.
이에 더해 우리금융의 미주 현지법인인 우리아메리카는 2010년 무려 7,992만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으며 이같은 대규모 손실에 따른 부실경영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2011년 우리금융의 한미은행 인수 승인을 거부하는 이유로 작용했었다.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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