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들 불황 겪으면서 미국 내 직업관에 큰 변화
유망 업종 중 ‘직장인’ 최고
서북미지역 한인들이 전후 최악으로 꼽히는 불황을 겪으면서 직업관에 큰 변화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본보 설문조사에서 ‘앞으로 미주 한인들에게 유망 업종은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가장 많은 143명(50.5%)이 “자영업은 희망이 없고 직장인이 낫다”고 응답했다. 일부는 중복 응답을 한 가운데 ‘부동산’을 유망 업종으로 꼽은 사람이 43명(15.2%)으로 다음을 이었으며 ▲그로서리(37명ㆍ13.1%) ▲모텔(24명ㆍ8.5%) ▲테리야키ㆍ식당 등 요식업(12명ㆍ4.2%) ▲기타 자영업(12명ㆍ4.2%) ▲세탁소(8명ㆍ2.8%) ▲융자(4명ㆍ1.4%)순이었다.
모든 이민 1세대들이 그렇듯이 서북미 한인들도 자영업을 통해‘아메리칸 드림’을 이룰 수 있다고 판단해왔다. 따라서 규모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주로 테리야키ㆍ세탁소 등 소규모 자영업으로 시작해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그로서리로 진출하면 어느 정도 안정적인 생활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간주돼왔다.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매출이 안정적이고 규모가 있는 모텔업으로 진출하면 꽤 성공한 것으로 여겨져왔다. 부동산과 융자업도 큰 자본 없이 개인 비즈니스로 큰 인기를 끌었던 한인 주력 업종 가운데 하나였다.
하지만 장기화한 불황으로 한인 주력업종들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한인 상당수가 기존 한인 주력업종이었던 자영업에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을 하게 됐고 주류 기업을 포함해 직장인을 안정적인 직업으로 선호하게 됐음을 알 수 있다. 그나마 직장인 다음으로 부동산을 꼽은 것은 과거 유망 직종이었던 데다 최근 주택시장이 살아나고 있음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세탁업과 모텔업에 대한 선호도가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것은 불황 초기에 직격탄을 맞았던 것에 대한 이미지가 현재도 남아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설문에 응한 한인들이 원하는 자녀들의 직업에 대해서도 통념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가 어떤 직업을 갖길 원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8.3%가 ‘직장인’을 꼽았다. 이어 사업가가 17.2%로 2위를 차지했으며 ▲의사(15.5%) ▲공인 회계사(8.6%) ▲변호사(6.0%) ▲교수 등 교육자(4.3%) 순으로 나타났다. 과거 한인들이 선호했던 의사나 변호사보다 자녀들이 IT나 대기업의 직장인으로 근무하길 더 선호한 것이다.
표본수가 적어 한계가 있긴 하지만 이번 조사결과는 한인들이 불황을 겪으면서 자녀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직업으로 꼽히고 있으며 연봉 등에서도 전문직종에 비해 결코 적지 않은 대기업 등 유력 회사 직장인이 되길 선호한 것으로 보인다.
황양준기자 june66@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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