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왁시서 시작...종교행사 아님 선포한 후 활성화
미국 흑인들의 일종의 문화운동인 콴자 축제 모습
지난 26일(수) 중부뉴저지 전역에서 콴자 (Kwanzaa)가 시작되었다. 한인커뮤니티에도 어느 정도 익숙한 콴자는 미국 흑인 축제이다. 아마 지난 주 내내 TV나 미국 라디오 방송을 듣던 동포들은 언론인들과 흑인 커뮤니티 유명인사들이 “하바리 가니 (Habari Gani?)”라고 한국어 발음과 비슷한 인사를 주고받는 것을 듣고 보았을 것이다. 축제 첫날 NBC 방송의 유명한 방송인 알 워커도 예외는 아니어서 아침 방송 중 “하바니 가니”라며 라커펠러 센터 앞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 늘어선 인파들에게 인사를 했고 청중들도 “하바니 가니”라고 대답하였다.
이 인사는 스와힐리어로 “뭐 좋은 소식 있니 What’s the News?"라는 뜻이다. 하바니 가니는 콴자와 마찬가지로 사하라 사막 남쪽 동부 아프리카에서 널리 사용하는 스와힐리 언어 (Swahili)에서 유래되었다. 콰자의 의미는 추수에서 얻은 첫 곡식 (과일)이라는 뜻이다. 즉 아프리카에서 팔려온 노예로부터 미국에 정착한 흑인 커뮤니티가 이제는 추수의 결실을 걷을 때가 되었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런데 바로 이 콴자의 고향이 중부 뉴저지 뉴왁시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콴자의 역사는 불과 46년전인 1966년 흑인 민권 운동가이며 캘리포니아 스테이트 대학교수인 마울라나 카렝가 (Maulana Karenga)가 당시 인권 운동가들과 뉴왁시에서 어울리면서 영감을 얻어 창시한 일종의 문화 운동이다.
뉴왁시가 본 고향인 만큼 지난 26일부터 뉴왁에서 크고 작은 콴자 축제가 연일 벌어지고 있다. 12월 26일부터 1월 1일까지 7일간 계속되는 이 축제는 매일 의미가 바뀐다. 첫날은 연합 (Unity), 27일은 자성과 결심 (Self-Determination) 28일은 협동과 책임 (Collective Work and Responsibility), 29일은 공동 경제 (Cooperative Economics), 30일은 의미 (Purpose). 31일은 창의성 (Creativity), 축제 마지막 날이며 새해의 첫날인 1월 1일은 믿음 (Faith)으로 매일 주제를 정하고 이를 모든 뉴왁시내 흑인 커뮤니티에서 실천한다.
이는 뉴왁시에 산재돼있는 흑인 교회와 커뮤니티 센터 심지어는 거리에서도 접할 수 있다. 이와는 별도로 다인종이 모여 사는 에디슨 옆 마을 우드브릿지에서는 아예 시청에 지난 12월 13일부터 아기 예수와 말구유, 산타와 프로스티 눈사람, 유태인 촛대 메노라와 콴자 포스터를 함께 전시하고 있어 지역에 화제가 되고 있다.
하지만 콴자의 시작은 당시 60년대 역사적 배경에 더불어 매우 급진적인 사상에서 출발했다.
기독교를 백인만의 종교로 규정한 다음 미국의 흑인들은 기독교 사상을 배척해야 한다는 등 크리스마스는 백인들의 축제이므로 거부해야 한다는 등 흑인 사회에서 조차 받아들이기 힘든 극단적인 주장을 해서 주류 사회는 물론 흑인 사회에서도 배척을 받았다. 가장 큰 비난의 소리는 예수를 정신병자로 규정한 초창기 카렝가의 발언이었다. 그로부터 30년 후 1997년 스스로가 기독교로 개종했다는 카렝가가 공식 선언을 통해 콴자는 종교적 전통과 무관하며 콴자 축제를 기독교의 크리스마스나 유태교의 하누카와 경쟁을 하는 종교 행사가 아님을 강조한 이후 주류 사회에서 미국 흑인들의 축제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해서 지난 10여년 2000년대에 크게 활성화가 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인지도가 높은 축제는 아니다. 물론 콴자 축제가 자메이카와 캐나다에 퍼져 나갔으며 최근에는 영국, 프랑스, 브라질 등에서도 도입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도 엉뚱한 소리로 일관하는 일부 흑인 지도자들은 콴자 축제를 3,000만 명이 즐기는 세계적인 축제라고 주장해서 빈축을 사고 있다. 실제 숫자는 이의 1/10 정도의 3~400만 명이 즐기는 축제일 것이라는 것이 학계의 추정이다. 그리고 원조격인 아프리카의 어떤 나라에서도 콴자를 지키지 않는다는 결정적인 약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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