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빅토리아 하버 해안을 따라 열린 크리스마스이브 캐롤 행사에서 학생들이 노래를 부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아기 예수의 생일을 하루 앞둔 성탄 전야에도 세계 곳곳의 전쟁과 기아, 총기난사가 남긴 슬픔은 가시지 않았다.
하지만 예수가 탄생한 베들레헴 마을에서는 24일(현지시간) 기쁨과 희망의 싹이 언 땅을 비집고 나왔다. 최근 유엔에서 ‘비회원 국가’ 지위를 얻은 현지의 팔레스타인인들은 이날 예수의 출생지로 몰려온 순례객들과 함께 새로운 앞날을 꿈꿨다.
각국 지도자들은 예수의 가르침인 사랑과 감사, 관용을 담은 성탄 축하메시지를 내놓았다.
◇전쟁·기아·총기 악몽 겪은 시리아·아이티·미 코네티컷‘ 블루 크리스마스’
“산타할아버지,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선물을 가져오지 마세요. 대신 집을 잃은 아이들에게 옷과 담요를 갖다 주세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에 사는 소녀 킨다는 사람들이 전쟁을 멈추고 서로 사랑하게 해달라며 산타에게 보내는 이같은 소망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친정부적인 기독교인들이 반군의 공격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발코니를 전등으로 장식하지도 않고 크리스마스트리를 심지도 않은 채 집안에 머무르고 있다고 AP·신화통신은 전했다.
2010년 2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지진으로 폐허가 된 아이티에는 지금도 36만여명이 임시 난민캠프에 거주하며 굶주림과 결핍에 시달리고 있다.
이곳에서는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아이들이 반은 벌거벗은 채 장난감 대신 버려진 빈병을 갖고 놀고 있으며 많은 10대 소녀들이 아이 아버지도 모른 채 아이를 낳고 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지난 14일 총기난사 사건으로 어린이 20명과 교직원 등 26명이 숨진 미국 코네티컷주 뉴타운에도 가족과 친구를 잃은 슬픔에 이달 초 켜졌던 성탄절 장식 전등이 대부분 꺼졌다. 하지만 테디베어, 바비 인형, 축구공, 보드게임 등 이곳의 어린이들을 위로하려는 선물이 세계 각지에서 쏟아지고 있다.
영국은 겨울철 폭우와 이에 따른 수백 건의 홍수 경고가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우울하게 하고 있다.
기상청은 23~24일 남서부에 폭우가 계속될 것이라며 잉글랜드와 웨일스 지역에 160건, 스코틀랜드에 31건의 홍수 경보를 발령했다.
◇베들레헴은 ‘국가’자격 얻은 팔레스타인인들의 축제 분위기
그러나 24일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에 위치한 아기 예수의 탄생지 베들레헴에는 팔레스타인인과 순례자, 관광객 등 수천명이 몰려들어 예수 탄생의 기쁨을 나눴다.
특히 올해는 팔레스타인이 지난달 유엔 총회에서 ‘비회원 옵서버 국가’지위를 얻는 경사가 있었던 터라 현지인들의 분위기는 평년보다 더욱 흥겨웠다.
서안지구 전역에서 뽑힌 보이·걸스카우트 학생 수십명이 드럼을 치거나 백파이프를 연주하며 구유 광장(Manger Square)으로 행진, 흥을 돋웠다. 성탄화 뒤로 크리스마스트리가 늘어선 광장에서는 수트 정장, 하이힐과 각종 보석 등으로 멋을 낸 팔레스타인 기독교인들의 모습이 눈길을 모았다.
◇각국 정상들의 성탄 메시지
한편 성탄절을 맞아 전 세계 각국 정상들의 성탄 메시지도 이어졌다.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은 25일 오후 3시에 방영되는 연례 성탄 연설에서 지난 런던 올림픽과 장애인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이 세상을 감동시키고 즐거움을 줘서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호주의 줄리아 길라드 총리와 토니 애버트 자유당 대표도 해외에서 복무 중인 호주 군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길라드 총리는 성탄절이 어떤 이들에게는 외로운 시기일 수도 있다면서 군인을 비롯해 공무원, 긴급 구조요원, 자선단체, 자원봉사자 등 연휴 동안 일하고 있을 자국민들에게 찬사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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