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확 줄었지만 당도 등 품질 크게 좋아져… 도약의 계기 기대
가뭄으로 중서부지역 포도의 향과 당이 좋아지면서 업자들은 금년 최고수준의 와인 생산을 기대하고 있다.
덥고 건조한 날씨 일상화 추세
가뭄에 강한 품종 재배 늘어
풍광이 뛰어난 미주리 주 와인컨트리에 소재한 글렌 워너볼드 소유 포도밭의 포도들 대부분은 평소보다 알의 굵기가 3분의 2에 불과하다. 다른 포도들은 아예 건포도처럼 작아졌다. 올 여름 중서부지역을 강타하며 작물들을 말려 죽이고 있는 가뭄 때문이다.
그러나 워너볼드는 가뭄 때문에 올해는 아주 좋은 해가 될 것 같다고 말한다. 가뭄으로 포도의 향과 당도가 훨씬 좋아졌으며 좋은 포도는 발효를 통해 좋은 와인으로 태어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레드종인 노턴과 화이트종이 샤도네 포도를 심고 있다. 이곳은 옥수수와 콩으로 유명한 지역이지만 올해는 아주 뛰어난 와인이 생산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숨기지 않는다.
미주리와 미시건, 그리고 다른 중서부 주들에서는 지난 몇 년 사이에 와이너리들이 아주 맣이 생겨났다. 하지만 이 와이너리들은 그동안 질 좋은 와인생산지로서 보다는 관광지로서 많이 인식돼 온 것이 사실이다. 일부 와이너리들은 올해를 기점으로 이런 인식이 바뀌길 기대하고 있다. 가뭄은 대부분 농부들에게 엄청난 타격을 입혔지만 와이너리들은 오히려 가뭄의 덕을 보고 있는 것이다.
오하이오에 170에이커의 포도밭은 갖고 있는 토니 디벡은 “올해는 비가 많이 내렸던 지난 해 보다 포도의 질이 좋아질 것이다. 레드와 화이트 모두가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처럼 건조한 날씨가 계속 된다면 와인업계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며 “개인적으로는 레드 품종 재배를 늘릴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모든 것이 장밋빛이라고만 할 수는 없다. 가뭄은 포도에 스트레스가 되고 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혹독한 겨울을 견디고 다음 해 열매를 맺기 힘들다. 그러나 와이너리들은 중서부지역 포도품종들은 보통 땅 속 수십피트까지 뿌리를 내려 물을 흡수함으로써 가뭄을 잘 견뎌내기 때문에 큰 걱정은 없다고 말한다.
금년 수확량은 줄어들 것이 분명하다. 워너볼드는 미주리 강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 6에이커의 포도밭에서 금년에 약 2,500케이스의 와인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다른 해보다 약 1,00케이스가 줄어든 것이다. 하지만 그는 ‘흉작’에 대비해 매년 조금씩 떼어 놓은 재고가 있어 공급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중심부에서 생산될 올해의 와인은 “과일 향이 풍부하고 혀에서 부드러운 정말 뛰어난 제품들일 것”이라고 북미 소믈리에 협회의 부회장인 디에고 메라비글리아는 예상했다. 그러나 그는 가뭄으로 인해 일부 포도품종에서 와인의 숙성을 돕는 성분이 손상됐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주 빠른 시일 내에 마시지 않으면 와인이 상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로 마시면 즐길만하지만 숙성된 와인을 찾는 사람들은 실망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워너볼드는 가뭄으로 와인의 수명이 짧아졌다는 의견을 반박한다. 그는 “수많은 와인 컨퍼런스에서 수많은 와인 전문가들을 만나봤지만 이런 이론을 들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일리노이 포도재배업자 및 와이너 리 협회의 양조 전문가인 브래드 빔은 “어차피 와인의 대부분은 빨리 마실수록 좋다”며 이런 논쟁 자체를 무의미한 것으로 치부했다.
오하이오의 포도재배업자들은 올 가뭄은 앞으로 닥쳐올 기후를 예고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즉 더 더워지고 건조해 질 것이라는 말이다. 오하이오 매디슨에 디본 비녀드를 소유하고 있는 디벡은 2년 전 더운 날씨에 적합한 포도품종을 심었다고 밝혔다. 이 품종은 당시 이 지역에서 권장되던 품종이 아니었다. 디벡은 덥고 무더운 날씨가 영구화 되면 수확이 빨라지게 되며 물을 주는 관개방식도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적응하게 될 것”이라며 “포도를 재배하는 우리에게 이것은 좋은 일이다. 좀 더 덥고 건조해지면 한층 더 잘 익은 포도를 수확할 수 있게 되며 특히 레드 품종이 그렇다”고 설명했다.
오하이오 도버 인근 아미시 카운티에 와이너리를 소유하고 있는 듀크 빅슬러도 2년 전 오하이오에서는 권장되지 않던 포도품종을 심었다. 그는 “이것들이 아주 잘 자라고 있다”고 말했다. 디벡처럼 그도 날씨를 지켜보며 미래를 생각하고 있다. 그는 뜨겁고 건조한 날씨는 레드 포도를 잘 자라게 해 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하이오를 비롯한 중서부 지역에서는 뜨거운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으며 이제는 이것이 일상적인 것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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