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10년대 인랜드 거주자들 미 교회 출석명부·사진 등 발굴
인랜드 지역의 초기 한인 이민자들이 지난 1910년 업랜드 퍼스트 장로교회에서 교인들과 단체 사진을 찍은 모습. 한인 교인들이 맨 뒷줄에 말쑥한 양복차림으로 일렬로 서 있다./당시 한인 교인들의 이름을 보여주는 교회 당회록
당시 백인농장주 부부
집에서 영어 가르쳐
지금으로부터 100여전 전인 1910년 남가주 인랜드 지역에서 거주하던 초기 한인 이민자들의 모습과 생활상을 보여주는 사진 자료와 기록이 공개돼 주목을 끌고 있다.
화제의 자료는 당시 업랜드와 클레어몬트 등 인랜드 지역에 정착한 한인 초기 이민자들이 미국 교회에 출석해 찍은 사진과 이들의 이름을 기록한 교인 명부로, 이는 업랜드 퍼스트 장로교회(Upland First Presbyterian Church)의 옛 자료들 속에 묻혀 있던 것이다.
당시 교인들이 찍은 단체 사진에서 한인 교인들은 맨 뒷줄에 한꺼번에 자리하고 있으며, 이영산 등 한인 이민자 13명의 이름이 담긴 당회록은 이 교회가 한인들을 따로 분류한 ‘코리안 멤버스’라고 적힌 필체가 선명하게 적혀 있다.
이 자료를 제공한 선교 사적 연구를 하는 한인 손상웅 목사에 따르면 10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현존하고 있는 업랜드 퍼스트 장로교회 측은 지난 수 년간 교회의 오래된 자료 발굴 작업을 하면서 이같은 당시 한인 교인들 관련 자료들이 세상 빛을 보게 됐다.
100년이 넘는 세월을 뛰어넘은 이 사진과 자료는 당시 인랜드 지역에 정착했던 한인 노동자들의 생생한 모습과 당시 한인들을 지원하던 백인 농장주 부인의 스토리가 배경에 깔려 있다.
당시 이 교회는 업랜드와 클레어몬트 지역에서 일하는 한인 이민자들에게 문호를 개방하고 신도로 맞아들였는데 여기에는 한인들에게 영어와 성경을 가르친 당시 업랜드의 농장주 윌리엄 로이드 스튜어트의 부인 메리 스튜어트 여사의 헌신적인 노력이 자리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튜어트 여사는 자신의 농장에서 일하는 한인 노동자의 가족들을 집으로 불러들여 영어를 가르쳤는데 당시 백인들의 멸시와 천대를 받으며 살아간 한인들을 보호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당시 이 교회에는 약 50여명의 한인들이 다녔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주로 오렌지 농장 노동자였다. 도산 안창호 선생도 1904년 샌프란시스코에서 리버사이드로 이주한 뒤 오렌지 농장에서 노동을 하며 한인들과 성경, 영어공부를 함께 하기도 했다.
손 목사는 “이들 사진 주인공이 도산 안창호 선생과 함께 교류를 나눴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이종휘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