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라이언도 정면공격 가세
공화당 부통령후보(러닝메이트) 지명을 계기로 민주와 공화 양당의 대선후보 간에 정책 비난전이 격화하고 있다.
공화당 대선후보인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지난 11일‘오바마 저격수’로 폴 라이언 연방 하원의원을 전격 발탁하자 민주당 대선후보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롬니 후보는 기선 제압 차원에서 상대의 대선공약들을 거칠게 몰아붙였다.
민주당 부통령후보인 조 바이든 부통령도 롬니의 경제정책에 가시 돋친 말을 쏟아냈으며 라이언 의원도 건강보험개혁법 등 오바마의 주요 업적을 정면 비판하고 나섰다.
15일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4일(현지시간) 풍력발전 중심지인 아이오와주(州) 오스컬루사의 선거집회에서 롬니와 라이언의 대체에너지 정책을 물고 늘어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여기선 풍력발전이 없으면 자동차를 몰 수 없다"면서 "롬니가 풍력에 관해 무언가 배우고 싶다면 무엇보다도 아이오와에서 여러분이 하고 있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훈계조로 말했다.
오바마 선거캠프는 풍력발전 확대로 에너지 위기를 넘기고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에 풍력발전업체들에 대한 세금감면을 주장한 반면 롬니 캠프는 엄청난 정부 지원에도 풍력발전업계의 성장이 둔화하고 고용은 감소했다며 보조금 대신 규제 철폐가 시급하다고 맞서왔다.
롬니 후보는 같은 날 석탄이 풍부한 콜로라도주 빌스빌의 한 탄광을 방문한 자리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석탄생산지들에서 일자리 창출이라는 말로 오하이오 유권자들을 오도하고 있다면서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하면 8년 안에 에너지 자립국을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이든 부통령은 이날 버지니아주 댄스빌 유세에서 롬니 후보가 탐욕스러운 뉴욕 월스트리트의 대형 은행들을 다시 규제에서 풀어주려 한다면서 그렇게 되면 중산층 미국인들이 모두 쇠사슬(chain)에 묶이게 될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한때 노예주(州)로 불렸던 버지니아 유세장에는 흑인 500여명 등 1천명의 다양한 피부색의 사람들이 모였는데 바이든의 `쇠사슬’ 발언이 나오자 일각에서 야유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롬니 후보는 바이든의 발언에 대해 "(오바마 진영이) 얼마나 화가 나고 자포자기했으면 그랬을까"라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분열과 분노, 증오의 선거운동을 (자신의 정치 텃밭인) 시카고로 가져가라"고 강한 어조로 비난했다.
롬니의 강경 대응은 대선이 80여일 앞으로 다가오고 여론지지율이 오차범위 안에서 다투는 상황에서 라이언 지명 후 선거운동에 탄력을 주기 위한 것으로 의회전문지 `더 힐’은 분석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쇠사슬 발언이 인종차별 문제로 확산될 것을 우려해 단어 선택이 잘못됐다고 해명했지만 롬니 캠프는 지금까지 나온 비방 중 `수준이 가장 낮았다(new low)’고 혹평했다.
라이언 의원은 콜로라도주 레이크우드 선거집회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이 자체 보유한 에너지 사용을 더욱 어렵게 하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려 하고 있다며 오바마의 온실가스 배출 한도와 탄소배출권 거래제(cap-and-trade)는 에너지를 더 비싸게 만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라이언은 14일 부통령후보 지명 후 단독으로 처음 가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의 업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건강보험개혁을 위해 메디케어(노인층 의료보장)를 훼손하고 있다는 것은 반박의 여지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롬니 캠프는 라이언을 부통령후보로 지명한 지 사흘 만에 740만달러의 선거자금이 온라인으로 들어왔다고 밝혔다. 기부자 수는 10만1천명이었다.
이는 지난 6월 연방 대법원의 건강보험개혁법 합헌 판결 직후 하루 동안 4만7천명이 기부한 460만달러보다 훨씬 많다. 7선의 라이언은 그동안 선거자금 모금에 뛰어난 능력을 보여 롬니 캠프의 대선 자금 마련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권오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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