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럽 39%만“잘 선택”…WP “호감도 급등”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부통령후보(러닝메이트)로 폴 라이언(42) 연방 하원의원을 지명한 것에 대해 유권자들의 즉각적인 반응은 조사기관마다 엇갈리게 나타나고 있다.
미 여론조사기관 갤럽과 전국지‘유에스에이 투데이’가 라이언 지명 다음날인 지난 12일 전국의 성인 1천6명에게 전화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4%포인트)를 실시한 결과 롬니-라이언 티켓에 대해 `아주 잘됐다’는 응답이 39%, `그저 그렇다거나 잘못됐다’는 반응이 42%로 나왔다.
이런 수치는 지난 1988년 8월 조지 HW 부시 공화당 대선후보가 댄 퀘일 당시 상원의원을 러닝메이트로 지명한 이래 부통령후보 초반 평가로는 가장 낮은 것이다.
극우 보수 성향의 퀘일은 베트남 전쟁 기간 병역문제와 자질 시비에 휘말리면서 부시-퀘일 티켓에 대한 부정 답변이 52%(긍정 44%)에 달했다.
2008년 존 매케인 공화당 대선후보가 돌출 발언으로 말썽 많은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를 러닝메이트로 발탁한 직후 나온 긍정(46%)과 부정(37%) 반응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난다.
롬니가 `오바마 대통령 저격수’로서 라이언을 깜짝 발탁해 지지율 반전이 기대됐으나 지명 초기 여론지지율이 미미한 것은 라이언에 대한 인지도가 낮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조사응답자의 58%가 라이언에 대해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다거나 잘 모른다’고 답했다. 라이언의 호감도는 25%, 혐오도는 17%였다. `라이언이 대통령 자격이 있는가’에 대한 반응은 긍정(48%)이 부정(29%)보다 많았다.
롬니 캠프의 여론조사가 닐 뉴하우스는 1999년부터 하원의원으로 내리 7선을 한 라이언이 지역구(위스콘신)를 제외한 전국의 유권자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을 초반 부진 이유로 꼽았다.
갤럽은 통상 부통령후보 지명 직후 초기 반응이 부정보다는 긍정이 많지만 라이언에게는 적용되지 않고 있다면서 이는 라이언이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개혁과 연방예산 정책에 반대하는 보수정책 수립에 핵심 역할을 했기 때문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반면 워싱턴 포스트(WP)와 ABC 방송이 지난 8-12일 실시한 공동 여론조사(오차범위 ±4.5-5.5%포인트)에서는 라이언 호감도가 부통령후보 지명 직후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호감도는 지명 전인 8-10일 23%에서 지명 후인 11-12일 38%로 15%포인트가 뛰었다. 혐오도는 33%에서 32%로 비슷했다. 특히 공화당원 중 보수 성향이 강한 사람은 라이언 호감도 70%(전체 공화당원은 62%)로 지명 전보다 무려 21%포인트 수직 상승했다. 무당파층과 노인층의 호감도도 20%포인트 내외 올랐다.
인지도 역시 `라이언을 잘 모른다’는 의견이 지명 전 45%에서 지명 후 30%로 15%포인트 급락해 롬니의 라이언 지명 효과가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갤럽은 라이언이 공화당원들로부터 70% 가까운 지지를 받고 있고 비교적 낮은 인지도도 롬니의 비전을 구체화하는 적임자로 부각하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분위기 반전에 호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갤럽 조사에서 롬니가 라이언을 선택함으로써 롬니에게 투표하겠다는 사람은 17%로 `지지하지 않겠다’는 답변보다 5%포인트 많았다. 공화당원에서는 무려 36%가 롬니를 찍겠다고 말해 공화당 내 지지층 결속에 기여할 것으로 풀이됐다.
그러나 역대 선거결과를 볼 때 부통령후보가 당락을 좌우할 만큼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이번 조사에서도 66%가 라이언 지명이 오는 11월 6일 대선 투표 때 표심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로이터/입소스 조사에서도 등록유권자의 51%가 지지 후보를 바꾸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미 유권자들의 11월 대선에 대한 관심도는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갤럽의 별도 조사(지난 7월19-22일 전국 성인 1천30명 대상 조사,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4%포인트)에서 64%가 올해 대선 투표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으나 그 비율은 2008년(70%)과 2004년(69%)보다 낮았다.
정당별로도 공화당원들(74%)이 민주당원들(61%)보다 투표 관심도가 높게 나왔는데 이는 공화당이 경쟁력 있는 롬니-라이언으로 새 무장을 한 반면 민주당은 4년 전과 동일한 오바마-바이든 티켓으로 흥미를 끌 만한 요소가 없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됐다.
(서울=연합뉴스) 권오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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