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시민권자인 한인 여성 K모(32)씨는 최근 모 잡지에 실린 결혼정보 광고란을 보고 전화를 했다가 황당한 제안을 받았다. 위장결혼을 위한 결혼신고 서류에 서명을 하고 이민국 인터뷰에만 응해주기만 하면 2만 달러의 현금을 주겠다는 것이었다.
K씨는 “브로커가 이혼수속도 어렵지 않다며 권유해 오는데 솔직히 거액의 현금을 손에 쥘 수 있다는 생각에 잠시 고민도 했지만 거절했다”며 “유혹의 손길이 너무 쉽게 뻗치고 있는 것 같아 섬뜩했다”고 전했다.
갈수록 강화되는 연방이민당국의 단속에도 불구하고 한인사회에 오래전부터 만연돼 온 위장결혼 이민사기 행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일부 잡지에 버젓이 결혼 전문업체로 위장 광고를 내고 조직적으로 불법 체류자들이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도록 알선해 줄 시민권자 배우자들을 모집하고 있다. 실제로 모 잡지들에는 ‘배우자 구함, 30~60세 시민권자에 한함’ 등 위장결혼 알선업체로 추정되는 광고를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브로커들은 주로 “계약 후 한달 안에 결혼이 가능하고 6개월 내에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다”고 광고한다. 특히 서류 작업은 물론 이민국과의 면접에 대비해 전문적인 연습도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 한인 변호사는 “이민 당국의 단속 강도가 높아지면서 수년 전부터는 집까지 마련해 진짜 신혼집처럼 꾸미고, 인터뷰 전 철저한 사전 예행 연습을 하는 등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위장 결혼을 위한 주요 상대는 시민권자를 가진 30~40대 독신 남,녀는 물론 60~70대 노인들까지 다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인사회에 위장결혼을 해주는 댓가는 1~2만 달러부터 많게는 3~5만달러 선까지 조건에 따라 다양하다는 게 업계의 정설이다. 그러나 심한 경우 영주권을 받을 때까지 갖가지 명목으로 10만달러까지 뜯기는 경우도 있다. 시민권자인 50대 한인남성과 위장결혼을 통해 영주권을 받은 40대 한인 여성은 “처음엔 5만달러로 끝난 줄 알았으나 계속 돈을 요구해왔다”면서 “2년 임시 영주권 기간 만료후 정식 영주권 신청 전 또다시 수 만달러의 돈을 요구해 결국 10만달러 가까이 빼앗겼다”고 말했다.
한편 이민당국은 위장결혼으로 의심될 경우 함정단속을 실시하고 임시 영주권을 발급 받은 후에도 위장사실이 밝혀지면 체류신분이 박탈되는 것은 물론이고 형사 기소해 추방 대상자로 분류한다. 최근에는 사기결혼 행위를 색출하기 위한 새 단속프로그램을 개발해 가동 중으로 종전과 달리 2년 조건부 해제 요청시에도 강도 높은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조진우 기자>
a1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