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파 웹사이트 "우리의 것을 제국주의에 내줬다"
인민일보 "부흥 위해 국제적 시험 극복해야"
중국인들은 자국의 런던 올림픽 성과가 만족스럽지 않다. 4년전 베이징 올림픽 메달 레이스에서 미국을 제치고 1위를 기억이 아직 생생하고 미국에 다시 패배했다는 생각 때문이다.
중국인들은 이번 올림픽에서 미국과 금메달 8개 차이로 1위를 내주고 2위에 그친 것을 감수해야 했고 12일 오후에는 지난 2주간의 올림픽이 사실상 끝났다고 느꼈다.
중국의 많은 인터넷 이용자들은 자국의 런던 올림픽 성과에 실망을 표시했다. 이는 중국인들이 올림픽을 자국의 국력 상승과 매우 밀접하게 연결시키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가 12일 보도했다.
한 해설자는 중국 민족주의 성향의 웹사이트 포럼에서 "우리는 우리의 것을, 중국을 곳곳에서 저지하려는 제국주의에 내줬다"고 논평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일어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의 일부 옵서버들은 자국 선수들이 국제 미디어에 의해 불공정하게 다뤄졌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여성 수영 스타 예스원(葉詩文·16)이 400m 개인혼영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자 서방 언론들이 도핑 의혹이 제기된 점을 지적한 것이다.
중국의 한 블로거는 "이제 서방은 우리가 미국에 패한 것에 만족해할 것임이 틀림없다"라고 썼다.
중국이 같은 대국이면서도 초라한 성적을 낸 인도와 브라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유독 미국에 대해서만 실망감을 표시한 사실이 두드러진다.
중국은 무역에서는 국제 질서에 편입됐고 외국 유학과 해외여행이 증가하고 있는데도 수십년에 걸친 민족주의 프로파간다(선전활동) 때문에 많은 중국인들은 미국이 적이며 미국이 자국의 국제사회에서의 부상을 막고 있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중국인의 이러한 감정은 미국의 ‘아시아 복귀’와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국과 자국간의 갈등으로 더욱 짙어지고 있다. 중국은 미국이 자국의 뒷마당 일에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느끼고 있다.
중국 정부는 그러나 올림픽에 대한 중국인들의 민족주의 열기를 식히려 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사설에서 런던 올림픽에서 "편견에 차고 근거 없는 뉴스들이 나돌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중국은 이미 베이징 올림픽 성화봉송 기간 세계의 일원으로 통합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되새겼다고 말했다.
사설은 "자국의 발전 과정에서 더욱 큰 잡음들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관건은 편견에 굳건하게 맞서고 건설적인 비평을 받아들이는데 있다. 중국은 부흥을 위해 국제적 시험대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스포츠 관계자들은 런던 올림픽 개막에 앞서 베이징 올림픽에서의 영광을 재현하기는 어렵다며 지나친 기대를 낮추려고 노력했고 올림픽은 승리보다 참가에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중국이 금메달에 집착하는 것을 보면 이는 립 서비스라는 의문이 든다.
중국의 일부 옵서버들은 자국인들에게 금메달에 대한 집착을 버리라고 호소하기도 한다. 한 출판사의 편집인 지훙은 "우리 정부는 금메달을 딸 선수들의 육성과 흔련에 너무 많은 예산을 쓴다"고 지적하고 "이런 예산의 일부를 연금과 의료보험으로 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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