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레슬링이 8년 만에 ‘금빛 환호성’을 지른 원동력으로 대표팀 방대두(58) 총감독의 지도력을 빼놓을 수 없다.
1984년 LA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인 방 감독은 이미 1996년 애틀랜타 대회와 2000년 시드니 대회에서 한국 레슬링을 이끌며 금메달 2개와 은메달 5개, 동메달 1개를 따낸 ‘공인된 명장’이다.
대한레슬링협회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노 골드’에 그치며 침체에 빠지자 2010년 한국 레슬링을 부활시킬 ‘구원투수’로 방 감독을 재영입했다.
그러나 10년 만에 다시 찾은 세계무대는 방 감독에게도 높았다.
방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금메달 4개를 목표로 출전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다시 ‘노 골드’로 돌아와야 했다.
방 감독도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방 감독은 이듬해 초 대표팀 지도자 공개모집에 다시 원서를 냈고, 창창한 후배 지도자들을 제치고 다시 지휘봉을 잡았다.
8일(현지시간) 코리아하우스에서 만난 방 감독은 "너무 억울해서 다시 지도자 모집에 응모했다"며 잔잔한 미소를 지었다.
방 감독은 "2010년 5월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4개와 은메달 1개를 땄다"면서 "오랫동안 대표팀에서 멀어져 있다 보니 국제 감각이 떨어져서 그 성적에 안주하고 말았다"고 돌아봤다.
총감독으로 복귀한 그는 각종 국제대회에서 한국 선수들의 주요 경쟁자들에 대한 자료를 빠짐없이 긁어모아 치밀한 분석을 했다.
윈도 화면에서 ‘폴더’를 찾기도 어려울 만큼 ‘컴맹’에 가깝지만, 방 감독의 컴퓨터 안에는 국내·외 선수들의 경기 화면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선수들의 체력 훈련도 더욱 독하게 시켰다.
방 감독은 "금메달을 딴 김현우는 하체 근력에 중점을 두고 66㎏급에서 최대 수준인 200㎏ 스쿼트를 시켰고 벤치프레스도 160㎏을 들게 했다"면서 "다른 선수들보다 평균 30~40㎏ 무거운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 과정에서 체육과학연구원 정동식 박사의 도움을 얻어 선수들에게 왜 이렇게 혹독한 훈련을 해야 하는지를 납득시켰고, 면밀한 관리로 향상도를 체크하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또 올림픽 데뷔를 앞두고 부담감을 느끼는 김현우에게 "매트 위에서는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 네가 해야 할 일은 똑같다"며 다독이는 등 정신적으로도 큰 도움을 줬다.
이번 대회에서 인대가 끊어진 무릎으로 준결승까지 올라갔던 최규진이 꼽는 최고의 멘토도 단연 방 감독이다.
그러나 방 감독은 "김현우, 정지현, 최규진과 같은 선수가 있었기에 레슬링이 새로 부활할 기회가 왔다"고 제자들에게 공을 돌렸다.
(런던=연합뉴스)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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