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캇, 마지막 4개홀 연속 보기로 자멸
▶ 10년 만에 대회 정상 탈환
남아공화국의 베테랑 어니 엘스(42)가 10년 만에 브리티시오픈 정상을 탈환하며 클라렛 저그를 품에 안았다.
엘스는 난이도가 심한 로열 리덤 앤드세인트 앤스 GC(파70 7086야드) 백코스에서 버디 4개를 추가하며 15번홀부터 4연속 보기로 무너진 호주의 애덤스캇을 1타 차로 제치고 합계 7언더파273타로 제141회 브리티시오픈 우승을 차지했다. 2002년 이후 10년 만이었다. 이로써 엘스는 US오픈 2회 우승(1994년, 1997년)을 포함해 통산 메이저 타이틀 4회 우승을 엮어냈다.
엘스의 우승이 아니라 4연속 보기를 범한 스캇의 자멸이었다. 14번홀에서 버디를 낚아 10언더파를 할 때만해도 스캇의 우승을 의심할 팬들은 아무도 없었다. 최종 라운드에 들어갈 때 선두 스캇에 6타 차 뒤져 있던 엘스는 애초에 우승권에도 없었다. 그러나 비는 오지 않았지만 바람이 걸림돌이 된 로열 리덤 앤드 세인트 앤스는 한편의 드라마를 준비하고 있었다.
올시즌 성적부진으로 시즌 첫 번째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에도 출전하지 못했던 엘스는 스캇과 경쟁을 한 게 아니라 코스와 싸우며 차분하게 스코어를 낮췄다. 마지막 18번홀에서 장거리 퍼팅이 버디로 장식되며 1타 차로 좁혀지면서 분위기는 묘하게 흘렀다. 엘스는 혹시 있을 연장전을 대비해 연습그린으로 향했다. 16번홀에서 3피트의 짧은 파 퍼팅을 놓친 스캇은 17번홀에서도 세컨드샷이 그린 뒤 러프로 빠지며 또 다시 보기를 범해 엘스와 동타를 이루고 말았다.
마지막 18번홀(파4 413야드). 3번 우드를 잡은 스캇의 3번 티샷은 페어웨이 항아리 벙커로 빠졌다. 턱이 높아 앞으로 빼낼 수 없는 상황. 옆으로 간신히 볼을 꺼냈다. 핀과는 150야드. 스캇의 3번째 아이언샷은 파 퍼팅이 가능한 핀과 7피트에 붙였다. 연장전에 돌입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우승의 신은 스캇을 외면했다. 볼은 홀컵을 살짝 빗나갔고, 엘스는 연습그린에서 캐디를 껴안으며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한편 통산 15번째 메이저 우승을 노린 타이거 우즈는 최종일 3오버파로 주저앉아 합계 3언더파 공동 3위로 만족해야 했다. 우즈는 6번홀(파4 492야드)에서 통한의 트리플보기를 범해 우승에서 멀어졌다. 우즈의 메이저대회 트리플보기는 2003년 US오픈 이후 처음이다. 세계랭킹 1위 잉글랜드의 루크 도널드는 합계 2언더파로 공동 5위를 차지했다.
출전자 6명 가운데 2명만이 컷오프를 통과한 한국의 최경주와 배상문은 5오버파, 9오버파로 각각 공동 39위, 공동 64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문상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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