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비의 드럼연주자와 프로그램 매니저로 봉사하고 있는 이성구(왼쪽부터)·김보미씨 부부.
"남편과 함께하는 봉사활동은 보람도 기쁨도 두 배"라는 김보미(27)씨는 현재 비영리 문화예술 공연단체 ‘이노비(EnoB·대표 강태욱)’에서 프로그램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김씨는 2011년 이성구(34)씨와 결혼한 후 남편이 뉴욕대학(NYU) 대학원에서 재즈드럼을 공부하기로 결심한 뒤 같은 해 8월 뉴욕으로 함께 건너와 덩달아 동대학원 공연예술경영 석사과정에 입학했다. 서울대학 음대에서 타악기를 전공한 김씨는 남편과 함께 전도유망한 젊은 음악가 부부로 학업에 열중하던 중 올 초 우연히 이노비를 접하게 됐다고.
인턴자리를 구하려고 올해 초 면접을 보러간 회사에서 "자리가 없으니 여기로 가보라"며 소개받은 곳이 바로 이노비였던 것. 봉사단체에 대한 지식이 전무했던 김씨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경력에 도움이 되는 보다 현실적인 인턴자리"를 찾아보라는 충고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김씨는 “이노비와 함께 장애시설, 양로원, 소아병동 등을 돌아다니며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 보다 인생을 위한 ‘스펙 쌓기’가 훨씬 중요함을 피부로 느꼈다"고 말했다.
직접 찾아가는 콘서트를 위해 공연이 필요한 단체를 물색하러 다니며 장소 섭외, 프로그램 개발, 관객선호도 조사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김씨는 "이노비가 주로 찾는 장애인, 노인, 소아환자들은 음악공연에 대한 갈증이 크지만 일반 공연장을 찾아갈 수 없는 사람들"이라며 "그들이 우리의 음악에 기뻐하고 감동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느끼는 ‘카타르시스’는 그 무엇과 견줄 수 없다"고 말했다.
봉사의 기쁨에 맛들이기 시작한 김씨는 슬그머니 남편도 이노비 활동에 끌어들였다. 이노비 공연스태프 중 드럼 연주자 자리가 비자 김씨가 마침 재즈드럼을 전공하던 남편 이성구씨를 추천한 것.
김씨는 "사실 봉사활동에 별 관심이 없던 남편이 무대로 뛰쳐나와 뛸 뜻이 기뻐하며 공연을 같이 즐기던 장애인들의 모습을 보며 진정한 음악의 가치를 알게 됐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김씨는 부부사이라 오히려 보기 힘들던 남편의 드럼연주를 이노비 공연 때마다 눈앞에서 접할 수 있게 된 것은 덤으로 얻은 즐거움이라고. 김씨는 "학교를 졸업한 뒤 한국으로 돌아갈 수도 있지만 이노비에서 배운 봉사하는 삶을 어디서든 반드시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천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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