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텔로-페레즈 부부 비련의 커플로 환상호흡 루친스키-브루거의 열정적 연기 등 화제 풍성
▶ LA오페라 ‘라보엠’공연
푸치니의‘라보엠’(La Boheme)은 오페라를 처음 보는 사람들도 쉽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대중의 인기가 높아 웬만큼만 잘 해도 언제나
히트하기 때문에 오페라 컴퍼니들은 몇 년에 한 번씩 이 오페라를 무대에 올려 분위기를 띄우곤 한다. LA오페라가 이번 시즌 마지막 작품으로 지난 12일 개막한‘라보엠’도 6회 공연이 거의 다 매진됐다고 한다.
가난하지만 젊음과 예술과 낭만을 가진 4명의 청년들이 파리를 배경으로 사랑과 우정, 이별과 죽음을 겪는 이 오페라는 로맨틱한 스토리에다 유머도 있고, 감미로운 음악과 유명한 아리아들(‘그대의 찬 손’ ‘나는 미미라고 부릅니다’ ‘오! 귀여운 처녀’ ‘무제타의 왈츠’)이 이어지며, 게다가 너무 길지도 않아서(2시간15분) 그야말로 부담 없이 감상하기에 딱 좋은 공연이라 하겠다.
특히 이번 공연의 강점은 모두 세계 오페라 계에서 떠오르는 젊은 가수들이 주역을 맡아 무대에 젊은 기운이 넘친다는 것과 그 중에서도 미국 출신의 부부 성악가 테너 스티븐 코스텔로(Stephen Costello)와 소프라노 에일린 페레즈(Ailyn Perez)가 비련의 커플 로돌포와 미미 역을 맡아 환상의 호흡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실제로 대학시절 ‘라보엠’ 공연에 로돌포와 미미로 출연하면서 연인이 되고 결혼한 커플이어서 이번 오페라 공연을 앞두고 많은 조명을 받으며 홍보에 이용되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 무대에서 두 사람보다 더 인상적인 공연을 펼친 사람은 화가 마르셀로 역의 아르투르 루친스키와 거리의 처녀 무제타 역의 자나이 브루거였다. 티격태격 질투와 싸움으로 점철된 이들의 현실적인 사랑은 고상한 시인 로돌포와 병든 처녀 미미의 희생적 사랑과 완전한 대조를 이루며 오페라 전체를 살려주는 열정적인 공연을 보여주었다. 한인 바리톤 김무섭 역시 음악가 친구 쇼나르 역을 맡아 무난한 공연을 펼쳤다.
이번 ‘라보엠’은 영화감독 허버트 로스가 1993년 제작한 LA오페라의 오리지널 프로덕션으로, 에펠탑이 보이고 2층으로 구성된 스테이지 하며 떠들썩한 춤과 노래가 있는 카페 씬 등이 영화 장면을 연상케 하는 세트로 치장됐다. 침침한 느낌의 조명이 조금 아쉬웠고, LA오페라 오케스트라의 데뷔 연주였던 패트릭 서머스(휴스턴 그랜드 오페라 음악감독)의 음악이 너무 장황해 가수들의 노래가 때로 묻혀버리는 아쉬움이 있었다.
5월20일, 23일, 26일, 31일, 6월2일 등 5회 공연이 남아 있다.
티켓 20~270달러. www.laopera.com, (213)972-8001
Dorothy Chandler Pavilion 135 N. Grand Ave. LA, CA 90012
<글 정숙희 기자·사진 장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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