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마트 남가주 저소득층지역 잇단 진출 가속화
▶ LA만 10여개 오픈 계획… 상인들 “설마 했는데…” 반대여론 만만찮지만 식품상협 등 대책마련 부심
미국을 대표하는 공룡 유통업체 월마트의 남가주 저소득층 지역 진출이 가속화되면서 한인 리커·마켓업계가 긴장하고 있다.‘네이버후드 마켓 바이 월마트’라는 그로서리 매장 위주로 진행되고 있는 월마트의 저소득층 지역 진출은 다운타운 차이나타운 스토어를 시작으로 밸리 파코이마 지역 등으로 확대되고 있는데 월마트는 LA에만 10여개의 매장을 오픈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월마트 외에도 대형 편의점 체인인 7-11과 유기농 그로서리 체인 마켓인‘프레시 앤드 이지’ 역시 LA 저소득층 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며 세계 최대 커피매장인 스타벅스가 최근 주류판매를 추진한다고 발표하면서 한인 리커·마켓업주들을 불안에 몰아넣고 있다.
■ 한인 업계 전전긍긍
흑인 및 히스패닉 주민이 많은 알타데나 지역에서 리커를 운영하고 있는 이모씨는 최근 시정부의 재개발 계획안에 월마트 매장이 포함되어 있다는 뉴스를 접하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업소 바로 맞은편에 월마트 매장이 들어서게 되면 불경기로 하락한 매출이 더욱 크게 떨어질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이씨는 “불경기로 인해 매출이 20% 정도 하락해 겨우 적자를 면하고 있는 상태인데 월마트가 들어서면 업소 문을 닫게 될 것 같아 우려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남가주 국제한인식품주류협회의 허종 회장은 “월마트는 물론 7-11 등 주류 대형업체들의 저소득층 지역 진출로 유통업계의 지각변동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라며 “스타벅스까지 주류를 판매한다면 대응책 마련마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월마트 지역 커뮤니티 홍보전
그동안 세계 15개국에 약 9,000개의 매장을 개설한 월마트가 정작 미국의 대도시인 LA, 뉴욕, 워싱턴 DC 등에 매장이 거의 없었던 이유는 지역 시의회와 자영업자, 시민단체들의 반대 때문이었다. 이들은 월마트 매장이 기존 스몰 비즈니스를 고사시킬 것이라 주장하고 있었다. 월마트의 저임금, 반노조적 기업운영을 비판하며 LA 입성을 반대하는 조합단체들도 적지 않았다.
반면 월마트 측은 신규 매장이 더 많은 고객들을 끌어들여 오히려 지역 중소기업들에 도움을 주고, 고용창출과 세수확대로 경기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란 주장을 계속해 오고 있다. 특히 최근 불황이 계속되는 상태에서 높은 식품가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월마트 개점 찬성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월마트는 이런 기회를 활용해 한인 언론을 포함한 지역 언론에 대형 광고를 내면서 대대적 홍보전을 펼치고 있다. 월마트는 ‘네이버후드 마켓’이 빠르고 편리하게 건강한 식품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면서 커뮤니티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며 월마트 그로서리 매장의 LA 진출에 소비자들이 동참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 웰빙식품으로 시장 공격
월마트는 일단 일반 월마트 매장보다 5분의 1 사이즈의 작은 스토어로 커뮤니티 시장을 공략한다. 대형 매장 방문과 함께 장시간 계산대에서 줄을 설 필요가 없는 반면 구입품의 가격은 대형 매장과 같다는 것이 월마트의 포인트다.
식품도 건강에 나쁜 싸구려가 아닌 웰빙 라벨이 부착된 유기농이 주를 이룬다. 건강에 좋은 음식이라는 컨셉으로 자사 식료품 라인인 ‘그레이트 밸류’(Great Value)와 ‘마켓사이드’(Marketside) 중 일정한 표준에 부합한 제품에 ‘그레이트 포 유’(Great for You) 라벨을 붙여 판매키로 했다.
월마트는 신선한 과일이나 채소 코너에도 이 라벨을 붙인 사인을 설치할 예정인데 섬유질, 저지방 음식 섭취를 장려하면서 칼로리, 나트륨, 설탕 섭취량을 줄일 것을 권하는 라벨 역시 부착할 예정이다.
안드레아 토마스 월마트 부사장은 “유통과정에서 비용을 절감하고 대형 구매를 통한 제품가격 인하 방식으로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정한 고용창출 아니다”반대
반대여론도 만만치 않다. 일부 소비자 단체들은 복지혜택과 임금수준이 낮은 월마트의 고용창출 효과는 진짜 일자리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뉴욕 헌터 칼리지 조사에 따르면 월마트 매장 개설 때 신규 창출 일자리가 2개, 사라지는 일자리가 3개 정도의 비율로 나타났다. 시카고 지역 단체의 조사에 따르면 월마트가 문을 열면서 1마일 내 306개의 소매점 중 4분의 1에 달하는 82개가 첫 해에 문을 닫은 기록이 있다.
소형 식품점 외에도 랄프스와 반스 등 대형 마켓도 웰마트 오픈과 함께 문을 닫은 기록이 여러 건 있기 때문에 고용창출보다는 장기적으로 실업률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일부 소비자 단체들은 우려하고 있다.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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