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0년부터 32년간 한인 시신 최소 86구 ... 매년 평균 3~4명
▶ 30년 이상 방치된 시신 11구... 국제결혼 여성 시신도 다수
사망한 뒤 시신을 거둬줄 가족 친지가 없어 뉴욕시 무연고자 공동묘지에 안장되는 한인들이 매년 3~4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뉴욕시 무연고자 묘지가 위치한 브롱스의 ‘하트 아일랜드(Hart Island)’ 시신 보관 자료를 본보가 입수해 분석한 결과, 1980년~2011년까지 매장된 성인 시신은 약 3만2,000구로 이 가운데 최소 86구가 한인 시신으로 분류됐다.
전체 시신에서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무명의 시신이 상당수인 점을 감안하면 한인 무연고자 시신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무연고자 명단에 따르면 특히 1980년 무연고 처리된 이훈(이하 사망당시 나이 60), 최용(70), 로버트 신(71)씨 등 사망한 지 30년이 넘었지만 아직까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시신이 11구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여성 시신 가운데는 2009년에 숨진 선자 앤더슨(57), 인숙 캔(58)씨와 2010년 사망한 성 버크(62)씨 등처럼 한국식 이름과 미국 성을 가진 국제결혼 여성 시신들도 다수 안치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아메리칸 드림을 안고 미국으로 시집왔다가 사망했지만 사후에 연고자가 없어 방치됐을 가능성이 높아 더욱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한인 무연고자 시신의 연대별 추이를 보면 ▶1980년대(1980~1989년) 24구를 기록한 후 ▶1990년대(1990~1999년) 15구로 급감했으나 ▶2000년대(2000~2009년) 41구로 무려 3배 가까이 증가했다. 무엇보다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불리는 월스트릿 금융 쇼크가 발생했던 2008년 역대 최다인 8명의 한인이 무연고자 처리됐으며, 이듬해인 2009년에도 7명에 달했다. 2008년 이후 경기침체 여파로 장례비용 등을 감당하지 못한 가족들이 시신을 찾지 않는 경향이 짙었다는 게 관련 기관의 설명이다.
가장 최근인 2011년에는 보니 김(59)씨와 짐 홍(75), 로버트 정(84) 씨 등 3명의 한인이 무연고자로 분류돼 하트 아일랜드 묘지에 보관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무연고자 공동묘지가 위치한 브롱스의 하트 아일랜드는 1800년대 중반까지 포로수용소 등이 있던 섬으로 1869년 뉴욕시가 매입하면서 이후 교도소와 무연고 시신 매립지로 활용돼 왔다. 매년 약 800명의 성인 시신과 소아병동에서 이송된 500명의 신생아 시신이 이곳에 안장되며 현재 약 85만 구 이상의 시신이 매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시 무연고자 시신의 명단은 하트 아일랜드 프로젝트 웹사이트(www.hartisland.net)에서 확인 가능하며, 신원이 확인된 시신은 가족들이 일정 양식을 작성한 후 인계받을 수 있다. <함지하 기자>
연대별 뉴욕시 한인 무연고자 시신 현황
연대 무연고 시신
1980~1989년 24구
1990~1999년 15구
2000~2009년 41구
2010~2011년 6구
※자료 = 하트아일랜드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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