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양 <노후복지법 변호사/ 법무법인 파이퍼>

요양원에서 재활 치료를 받던 두 아들의 어머니께서 갑자기 쓰러지셨다. 곧 혼수상태에 빠졌고 의사소통도 불가능해졌다. 의료진은 치료를 지속하는 것이 얼마나 더 가치 있는 일인지 불투명하다고 했다. 상황을 더더욱 심각하게 만든 것은 가족내 분열의 시작이었다. 큰 아들은 현대 의학으로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어머니의 생명은 지켜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그러나 둘째 아들은 회복하실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에서 인공적인 방법으로 생명만 연장시키는 것은 오히려 고통을 가하는 것이라고 했다. 삶의 질이 없어지면 장수는 복이 아니라 재앙이므로 편안하게 가시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로 인해 집안내에서 큰 논쟁이 일어났다. 큰 아들은 동생을 세상 최악의 불효자 취급을 했다. 둘째 아들은 형을 비합리적인 고집불통으로 몰아세웠다. 안타깝게도 어머니께서는 그 후 얼마 되지 않아 작고하셨다. 하지만 이때 발생한 논쟁으로 인해 형제간의 우애에는 깊은 금이 가버렸고, 여러 해가 지난 현재까지도 이들은 서로 대화하지 않는다고 한다. 동일한 상황에서 한 아들에게 치료는 삶의 연장이었고, 다른 아들에게는 죽음의 연장이었던 것이다.

이처럼 시니어께서 갑자기 사고 능력이나 의사 표현 능력을 상실하시게 되면 가족은 난감해 진다. 회복 가망이 희박할 경우 어떤 치료를 해야 하는가? 가족 성원 사이의 의견이 분분할 경우 분쟁을 어떻게 무마할 것인가? 어느 시점에 도달하면 치료를 중단해야 하는가? 치료를 포기하고 편안하시도록 하는 것이 옳은 일인가? 누가 환자 대신 중대한 결정들을 내릴 것인가?

이런 질문들의 대한 정답은 없다. 본인만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결정들이다. 문제는 갑자기 이러한 상황에 처하게 되면, 가족 성원들이 편찮으신 분의 뜻을 헤아릴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감정적으로 고통스러운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게 된다. 우리 중 누구도 가족 불화의 씨앗을 유산으로 남기기를 원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어느 분들은 눈물의 씨앗을 사랑하는 가족에게 마지막으로 남기고 떠나신다.

그러므로 가족을 난처하게 만들거나 화목했던 가족간의 우애를 깨뜨리는 일을 막기 위해서는 미리 본인의 뜻을 문서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의료 전문가들은 현대 의학의 발전으로 인해 평균 수명이 연장될 것을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준비는 노후에 삶의 질을 유지시키는데 크게 기여하며 응급 상황에서도 가족의 복지를 보존할 수 있도록 한다. 본인의 뜻을 법적으로 유효한 방법으로 표명하면 본인에 대한 치료 결정이 내려질 때 그 뜻이 반영되도록 할 수 있다.

뉴욕주에서는 본인이 의사 표명을 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1
) 치료 결정 위임장, (2) 치료에 관한 리빙 윌, 그리로 (3) 시니어용 재정/재산 결정 위임장이 사용된다. 이러한 법적 문서들을 통해 치료, 인공호흡, 수분 및 영양분 공급, 심장 소생, 항생제 투여 및 진통 관리에 관한 본인의 의사를 명확하게 표명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노후에 메디케어나 의료 보험으
로 해결되지 않는 장기 간호비가 발생할 때, 가족의 재산과 집을 최대한으로 보호하는 법적 조치 및 합법적 메디케이드 수혜 조치들이 가능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