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전쟁’이다. LA에서 인천으로 가는 하늘길을 두고 하는 얘기다.‘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말이 있지만‘경유’하더라도 한국만 가면 된다는 말이 실감나는 요즘이다.
■불 지핀 타이항공
잠잠하던 하늘길에 불을 지핀 건 ‘타이항공’이다. 항공 동맹체 ‘스타얼라이언스’ 소속의 타이항공은 지난 2월 초 ‘LA~방콕’ 노선을 ‘LA~인천~방콕’ 노선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방콕 가는 승객들에게는 경유편이 됐지만 인천까지 가는 한인들에게는 직항편이 하나 더 생긴 셈이다.
다음달 1일부터 운항을 시작하는 타이항공은 요금을 왕복 1,074달러로 책정,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기존 직항 노선보다 300달러가량 낮췄다. 덕분에 타이항공의 LA~인천 구간은 6월9일까지는 예약이 꽉 찬 상태다.
타이항공의 발표가 있은 일주일 뒤에는 한국의 ‘트랜스 코스모스’라는 항공회사가 4월23일부터 ‘LA~시애틀~인천’ 구간에 ‘비전에어’(Vision Airlines)
가 취항한다고 밝혔다. 비전항공은 플로리다 마이애미와 카리브해 연안 지역 중심으로 운항하는 저가 항공사다. 트랜스 코스모스는 요금을 왕복 899달러로 제시해 국적 항공사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동일 시간대 가격 할인으로 맞불
타이항공의 LA공항 출발 시간은 오후 1시45분으로 대한항공(오전 11시5분 및 오후 12시45분)및 아시아나(오후 1시10분)과 겹친다. 가뜩이나 승객들의 밤 비행기 선호도가 높은 상황에서 국적항공사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결국 국적항공사들이 내놓은 대책은 가격 맞추기다. 대한항공은 일본 경유 KE002편의 요금을 기존보다 200달러 낮춘 1,116달러로 책정했다. 60세 이상 시니어 할인가를 적용하면 1,045달러로 타이항공보다도 더 낮다.
직항만 운영하고 있는 아시아나는 요금을 낮추는 한편 낮 출발 OZ201편 항공권 구입 승객에게 호텔 일일 무료 숙박권을 제공한다. 이코노미 클래스 승객에는 서울 강남 팔레스호텔과 인천 베스트웨스턴 호텔을, 비즈니스 클래스 고객에는 코엑스 인터컨티넨털 및 강남 메리엇 호텔 숙박권을 제공한다는 점을 적극 홍보하고 나섰다. 아시아나는 준성수기에 접어드는 5월 15일 이후에도 OZ201편의 요금을 당분간 밤 비행기보다 낮게 유지하기로 했다.
■SF·도쿄 경유하면 수백달러 절약
미국에서 한국으로 가는 항공 요금이 가장 저렴한 곳은 단연 샌프란시스코(SF)다. SF는 국적항공사 뿐 아니라 미국을 대표하는 유나이티드항공과 탑 클래스 수준의 싱가포르 항공 등 4개 이상 항공사가 직항 노선을 운항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출발 기준으로 국적항공사들의 ‘SF~인천’ 왕복 요금은 모두 909달러며 유나이티드의 경우 800달러에 불과하다. 여기에 출발지가 LA라면 ‘LA~SF’ 왕복 항공 요금 200달러 정도 더해야 한다. ‘LA~SF’ 구간과 ‘SF~인천’ 구간의 항공사가 다르면 SF 공항에서 짐을 찾아서 다시 붙여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다만, 싱가포르 항공은 LA를 출발해 SF 경유~인천 구간을 969달러에 판매하는 파격적인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일정 변경 가능한지도 확인해야
항공사를 선택할 데 가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지만 가장 싼 게 가장 좋은 티켓은 아니다. 가장 저렴한 ‘비전항공’의 경우, 취항 자체가 불확실하다. 티켓 판매를 총괄하고 있는 ‘트랜스 코스모스’는 23일 예정대로 취항한다는 입장이지만 항공기를 운항하기로 돼 있다는 비전항공은 지난 “한국 노선은 운항하지 않는다. 트랜스 코스모스가 잘못된 정보를 지우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또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데 필요한 공항 카운터와 기내식 등도 준비되지 않다.
일부 중국 항공사들의 경우 베이징이나 상하이를 경유하는 인천행 노선을 1,000달러 미만에 판매하고 있지만 중국에서 1박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어 일정을 꼭 확인해야 한다.
구매 조건도 따져봐야 한다. 미국 항공사들의 경우 귀국 날짜를 변경하면 250달러의 페널티를 물어야 한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클 수 있다.
또 미국 국내선 구간은 1인당 1개의 부치는 짐만을 허용하고 2번째부터는 100달러 가까운 수수료를 부과한다는 점도 고려 사항이다. 또 ▲가격이 저렴한 대신 마일리지가 적립되지 않는지 ▲가족 마일리지 합산은 가능하지 등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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