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바람이 다시 일고 있다. 야권에서 왜 이런 바람이 일어나고 있을까. 대선후보 없이 이대로 가다가는 박근혜 바람에 밀려 야권존재가 최악의 위기에 놓일 가능성이 보이기 때문이다. 야권에 인물이 없다.
누가 있나. 문재인, 김두관, 한명숙, 박지원, 유시민, 정세균, 정동영 등의 얼굴을 다 올려놔 보아도 대통령후보로는 좀 그렇다. 문재인 변호사가 이번 4.11총선에서 낙동강 바람만 일으켰더라면 이야기는 또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민주통합당은 부산과 영남에서 참패했다. 박근혜 바람을 막지 못했다.
안철수는 부산출신이다. 문재인, 김두관 등 영남출신들만 야권후보로 떠오르는 이유는 영남 표를 분할시켜야 박근혜를 이길 수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에서는 민주통합당이 압승했다. 더구나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의석수에서는 승리했으나 정당 투표율은 42.8%에 불과하다. 야권은 46.8%로 투표율에서는 새누리당을 누르고 있다. 그리고 낙동강 바람을 일으키지는 못했지만 이 지역에서 낙선한 민주당후보들의 득표율도 40%대에 이른다.
수도권과 호남, 그리고 영남의 반만 차지하면 2030 지지를 합쳐 민주당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가설이 성립된다. 그런데 영남표밭을 쪼개려면 야권에 영남출신 수퍼스타가 필요하다. 이 틀에 바로 사이즈가 맞는 인물이 안철수다.
그럼 안철수를 민주당에서 대통령후보로 모셔가면(?) 어떻게 될까. 안철수의 인기는 그날부터 급강하 커브를 그릴 것이다. 그릇이 좋아야 음식도 맛있어 보이고 이름 있는 와인도 와인 잔이 제대로 된 것이라야 명품의 가치를 발휘하는 법이다.
민주당은 MB정권 심판론만 되풀이하는 당, 좌파에 끌려다니는 당, 대안을 갖추지 못한 당의 이미지가 강해 4.11총선에서 중도세력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 민주당은 안철수를 담을만한 그릇이 못 된다는 것이 증명 되었다.
안철수가 박근혜를 이기려면 젊은 층 지지만으로는 부족하고 중도세력의 지지를 얻어내야 한다. 그렇게 되려면 좌경화 이미지와 거리를 두어야 하기 때문에 기존야당과는 다른 독자적인 그룹을 짜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야 하는데 그게 쉬운 일이 아닌 것이다. 야권과 손을 잡지 않고 제3당을 만들어 대통령에 출마하는 것은 한국정치풍토에서는 불가능이다.
‘박근혜 바람’은 경륜을 기초로 한 바람이다. 반면 현재의 안철수 바람은 인기에 바탕을 둔 바람이다. 인기는 중상모략이 난무하는 정치판에서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 그가 “투표율이 70%가 되면 미니스커트를 입고 춤을 추겠다”고 했는데도 이번 총선 투표율은 54.3%에 그쳐 야권의 패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 때부터 일어난 안철수 바람의 효과를 극대화 시키지 못했다.
안철수원장은 자신이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 가장 중요시 하는 것은 원칙과 본질파악이라고 자주 말한다. 그가 다가오는 대선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려면 4.11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을 잘 읽어야 한다. 그것은 곧 야당의 체질개선과 대혁신이다. 안철수가 야당의 체질개선을 이루어낼 수 있을까.
국민은 반대만하는 야당에 피곤해 하고 있다. 안철수를 담을 그릇이 없다. 결국 그는 야권을 등에 업고 홀로 뛰는 박원순 스타일로 가는 길 밖에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몰라도 대통령선거에서는 박원순 스타일 가지고는 승리하기 힘들다. 이것이 안철수가 풀어야 할 숙제다.
<이철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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