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레딧 카드 발급 특히 늘어… 서브프라임 자동자 융자도 활발
▶ 금융위기로 신용 훼손된 사람들 타깃 대출기관들 “위험관리 철저히 한다” “과거의 잘못된 행태로 회귀” 비판도
아네트 알레한드로는 얼마 전 파산에서 벗어났으며 현재 실직상태다. 자동차도 지난 해 압류 당했다. 그녀가 일자리를 구하려 하루 종일 돌아다니다 브루클린의 아파트로 돌아오면 놀랍게도 그녀에게는 메일로 온 크레딧 카드와 대출 오퍼들이 쌓여있다. 하지만 알레한드로는 “아직은 대출을 받을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금융 위기 속에서 알레한드로처럼 크레딧이 망가진 사람들은 전통적인 대출기관으로부터 돈을 빌리는 일이 사실상 막혀있다. 크레딧 점수가 뛰어난 사람들조차도 그렇다. 하지만 금융기관들이 부실대출로 인한 손실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는 가운데 캐피털 원이나 GM 파이낸셜 같은 기관들은 크레딧이 낮은 고객들을 다시 끌어들이고 있다. 한편 HSBC, JP모건, 체이스 같은 금융기관들은 서브프라임 대출을 조심스럽게 검토하고 있다.
크레딧카드사들은 지난 12월 신용이 훼손된 사람들에게 110만장의 카드를 새로이 발급했다. 이는 2010년 12월에 비해 12.3%가 늘어난 것이라고 최근 발표된 에퀴팩스사의 크레딧 트렌드 보고서가 밝혔다. 또 지난 해 4분기의 자동차 할부금융 대출자 가운데 신용도가 낮은 사람들이 차지한 비중은 23%로 2009년 4분기 비율 17%에 비해 크게 늘었다.
소비자 보호기관들과 변호사들은 금융기관들이 또 다시 가장 취약하고 재정 문제에 밝지 못한 사람들을 공략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맨해튼의 파산전문 변호사인 찰스 준티카는 “이런 사람들은 신용대출에 중독돼 있으며 은행들은 이를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금위기 이후 줄어든 수십억 달러의 비용 수입을 두 부류의 사람들, 즉 상류층과 하류층에 집중함으로써 만회하려 하고 있다고 금융 컨설턴트들은 지적한다. 서브프라임 대출자들은 최고 29%의 금리를 부과 받는 등 통상적으로 더 높은 금리를 적용받으며 연체료도 많이 낸다.
전직 금융 단속기관 관계자들은 이런 대출이 아직은 초기단계라 하더라도 금융위기를 촉발한 위험한 대출관행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신호라고 경고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에서 은행감독 업무를 맡았던 마크 윌리엄스는 “본래의 비즈니스로 돌아가고 있음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금융기관들은 자신들이 교훈을 얻었으며 만성 체납자와 ‘추락한 천사들’, 즉 좋은 크레딧을 가지고 있었지만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바람에 부득이 연체를 한 사람들을 구분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체이스의 스티브 오핼러랜 대변인은 “신중하고 책임 있는 대출을 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대출의 위험과 비용을 상시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형은행들을 감독하는 한 연방기관 관계자는 은행들이 엄격한 대출승인 기준을 유지하고 위험을 관리한다면 신용대출을 확대하는데 따른 위험은 없다고 말했다.
사실 대출이 늘고 있다는 것은 경제가 개선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경제학자들은 말한다. 실업률은 여전히 높지만 소비자들은 부채를 줄이는 일에 열심이다. 크레딧 카드와 자동자 융자 연체는 금융위기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보다 크게 낮아졌다.
스탠다드 & 푸어스의 한 간부는 “은행들이 대출을 확대해도 괜찮다고 느낀데 따른 자연스런 대출완화”라고 지적했다. 은행들이 완벽한 신용등급을 가진 고객들에만 집중한다면 수많은 잠재적 고객들을 놓치는 일이 된다. 딜로이트사의 은행관련 책임자인 드론 왓슨은 “이런 부문을 그냥 무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서브프라임 대출자의 기준은 다양하지만 보통 크레딧 점수가 660점 이하인 사람들을 말한다.
서브프라임 대출 확대는 아직 모기지 시장으로까지 확산되지는 않았다. 모기지 시장은 확실한 크레딧을 가진 사람들에게만 열려있다. 캐피탈 원은 손상된 신용을 가진 이들, 심지어 방금 파산에서 벗어나 사람들에게까지 적극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당신을 고객으로 다시 모시고 싶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말이다. 캐피털 원의 팜 지라도 대변인은 “우리의 전략은 적절한 보호 장치를 갖추고 고객들이 크레딧을 다시 쌓아갈 수 있도록 신용대출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레한드로는 바로 이런 고객들의 하나이다. 하지만 그녀는 이러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미국의 6번째 크레딧 카드 회사인 디스커버 파이낸셜 서비스의 최고경영자인 데이빗 넴스는 이번 달 투자가들에게 신용대출을 더 넓은 고객층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디스커버가 급작스레 서브프라임 비즈니스로 뛰어드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크레딧 카드사들은 지난 해 서브프라임 고객들에게 125억달러의 대출을 확대했다. 이는 2010년보다 54.7%가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최고치에 달했던 2007년의 416억달러에 비해서는 크게 낮은 액수이다. 대출기관들은 광고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시장조사기관인 시노베이트는 밝혔다. 어떤 업체들은 신용이 손상된 고객들을 타깃으로 한 크레딧 카드를 개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캐피털 원은 지난 해 이런 고객들이 1년 동안 페이먼트를 잘하면 금리를 낮춰주는 카드를 도입했다.
자동차 융자는 새롭게 제정된 규제안들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까닭에 금융기관들에 특별히 더 매력적이다. 신설 기관인 소비자 금융보호국은 규모가 큰 비은행 자동차 융자기관들을 감독할지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자동차 융자를 묶은 채권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해 투자가들은 자동차 융자채권을 117억달러어치나 사들였다. 2008년의 21억7,000만달러에 비해 엄청나게 늘어난 액수이다. 크레딧 카드의 채권화는 아직 속도가 느리다. 대출기관들은 자신들이 소유한 크레딧 카드 포트풀리오의 30% 정도만 투자가들에게 팔고 있다. 금융위기 이전의 60%보다 상당히 낮은 비율이다.
GM 파이낸셜의 크레딧 및 위험관리 책임자인 스티브 바우맨은 서브프라임 자동차 융자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모기지 대출기관들과는 달리 자동차 융자 대출기관들은 크레딧이 나쁜 고객들에게 융자를 하면서 어떻게 위험관리를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무디스는 대단히 위험한 고객들이 자동차 융자를 받고 있다고 경고한바 있다. 무디스는 시장이 “너무 많이 너무 빨리”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세인트 폴의 사무실 매니저인 샤우나 에임스는 지난 9월 자신이 내지 않은 5,485달러 카드 부채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던 캐피털 원이 최근 크레딧 카드를 발급해 주겠다고 밝혀 놀랐다고 말했다. 파산신청을 한 에임스는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 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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