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덕광 원자력학 박사
2차대전 말경 단말마의 나치들이 600kg의 탄두(pay-load)에 사거리 300km의 V-2라는 최초의 로켓(운반체) 미사일(폭탄류)로 유럽의 여러 도시에 3천여기의 무차별 공격을 가했었다. 심한 기근으로 허덕이던 독일에서 V-2 1기를 쏘는데 필요한 알콜연료를 만들려면 30ton의 감자를 삶아야 했고, 총 6천여기의 생산에 동원된 나치수용소의 죄수들중 2만명의 희생이 있었으니 이는 피격으로보다 생산에 희생된 사람이 많았던 망종의 무기였다.
거의 70년이 지난 지금 북한은 같은 망종의 무기를 시험발사 했으나 공중 폭발로 사라진 모양이다. 실패한 은하 3호(UH3)라는 다단계 로켓의 최대 사거리가 20배가 넘는다지만 탄두는 보다 가벼워서 핵폭탄을 실은 대륙간 탄도미사일이 될 수도 없었다. 과거 2번의 핵실험을 미루어 볼 때 지금의 북한 기술로는극히 정밀한 소형화가 도저히 불가능 하다는 것이다. 물론 생화학탄이나 방사능 물질을 잔뜩 넣은 보통폭탄을 실을 수는 있지마는 이에는 맞는 측보다 북한자신이 입을 피해가 더 클수도 있다. 요는 UH3 로켓은 거리로도 탄두의 무게로도 별 쓸모 있게 미국 등을 위협할 수 있을 것 같지도 않다. 실린 탄두가 허공으로 사라졌으니 설령 모조폭탄이라도 아깝고 기아에 허덕이는 북한 주민들을 짜서 모은 그 귀한 케로신 연료와 산화제는 너무 아깝다.
혹시 UH3에 실린 탄두가 예정된 궤적을 따라 대기권에서도 타지 않고 충분히 날았다면 북한의 미사일 기술이 상당하고 앞으로 발전 시킬 수 있는 소지는 있었다. 하지만 성공적임으로써 요격의 대상이 될 것이고 한층 거센 비난과 경제적 제재가 따를 것이다. 인도적인 여타국의 원조도 중단 될수 있고 앞으로의 소형 미사일등 무기 수출은 철저히 봉쇄될 것이다. 우라늄의 농축과 핵무기 제조에도 거센 역풍이 불 것이니 이를 폐기함으로써 생길 수 있는 상당할 보상도 반감 시킬 수 있을 것이다. 유엔과 이번 핵 비확산 회의의 결의로 볼 때 앞으로 혹시 핵폭탄이 준비 되고 탄도의 거리를 충분히 늘리더라도 공격용이든 수출용이든 어디에도 쓸 수가 있을 것 같지도 않다. 이제 미사일 발사가 실패함으로서 북한의 세습독재 체제의 공고화도 강성대국의 선전도 먹혀들지 못하는 처지가 되었다. 굳이 엄청난 경비의 발사로 실익 없이 난처한 입장만 남게 되었으니 북한은 핵폭탄의 미사일 발사 연습을 안하는 것이 상책이었다.
한편, 누가 보더라도 UH3 로켓은 미사일의 운반체로 개발되고 있었지마는 북한은 위성의 발사용이라고 주장했다. 광명성 3호라는 위성을 통해 같은 로켓의 발사가 성공을 하더라도 탄두의 무게와 사거리, 특히 최종 궤도 진입과정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에 미사일의 성공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따라서 이 위성발사의 성공으로 북한이 슬며시 알리려고 하는 핵폭탄의 운반수단이 준비된 것은 결코 아니었던 것이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위성을 궤도에 올리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보며 위성과 이의 최종궤도 진입을 위한 또 다른 로켓의 제조기술도, 필요한 시험, 제어, 모니터링 등의 능력도 없다고 본다. 그러나 40년전에 중국도 위성을 안전하게 올렸었고 그동안 자체 노력도 상당 했으며 몇 년 전에 위성 발사에 성공한 이란의 기술을 도입했는지 로켓의 3단은 실제 이란 것과 비슷하다니 만약 로켓의 1,2단 분리가 제대로 되었다면 위성 발사는 성공할 수도 있었을런지도 모른다.
유엔의 결의문은 있지마는 주변국 모두가 연방 쏘아대는 위성 로켓을 북한이라고 막을 수는 없을 것 같다. 과학의 성과를 평화적으로 실용화 하는 누구에게도 제약을 가할 수는 없는 것이다. 동기는 어떻든 100kg짜리 위성이라도 성공을 했으면 북한의 이 부분 기술은 상당함을 보여 주었을 것이었고 남의 실용위성 발사도 돕고 정당한 수입을 얻을 수 있는 기회도 될 수 있었다. 실제 쓸 수도 없을 핵무기와 이의 로켓들을 갖고 허세와 거짓으로, 위협과 구걸로 국제사회에 웃음거리가 되는 것 보다 차제에 덤으로 얻은 위성발사의 기술로 북한을 변하게 할 기회도 있었으나 이것도 허공으로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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