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난사 사건에 비춰진 한인 1.5세들의 고민
지난 2일 캘리포니아 오이코스대학에서 한인이 왕따를 당한데 앙심을 품고 7명을 총기로 난사한 사건<본보 4월3일자 A1면>이 발생하면서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용의자 고수남(43)씨가 한인 1.5세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자녀의 건전한 정신 환경을 살피고 자녀와의 관계를 보다 적극적으로 되돌아봐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또한 한국과 미국 문화 요소를 동시에 갖고 있는 한인 1.5세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고, 어떤 어려움과 고민을 안고 있는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한인 1.5세들의 고민=오이코스 대학 총기참사로 인해 한인 1.5세들의 삶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고수남씨 역시 지난 1990년 미국에 이민 온 한인 1.5세로서 영어와 진학 문제 등으로 고민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상당수 한인 1.5세들은 1세 부모들과의 문화적 차이로 인해 멀어지는 것을 느끼고 학교에서는 미국인도 한국인도 아닌 삶을 살면서 심각한 정체성 혼동까지 겪게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뉴욕시립대학교에 재학하고 있는 김모(21)씨도 15세 때 미국으로 이민 온 한인 1.5세이다. 김씨는 미국에서 자라는 한인 자녀들의 입장에서 부모들을 이해할 수 없을 때가 많다고 털어놓았다. 김씨는 “부모님들이 모두 일을 하느라 바쁘기 때문에 대화시간이 많지 않아 고민을 털어놓기가 쉽지 않다”며 “부모님과 심리적인 거리감이 느껴지다 보니 아무래도 친구들에게 도움을 구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또래 친구들은 대부분 2세들이어서 고민에 대한 이해도가 떨
어지는 문제가 있다”고 전했다.
■해법은 관심=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가족이나 주변의 적극적인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윤성민 뉴욕차일드센터 아시안클리닉 부실장은 “이번 오클랜드 참극에서 보듯이 한인 1.5세와
2세들은 성공적인 삶을 살지 못할 경우 불안한 심리 상태를 보이는 경향이 더욱 많다”면서 “특히 고씨의 경우 처럼 어머니와 형제가 갑자기 사고로 세상을 떠나 심리적, 정서적 교감이 끊길 경우 극단적인 선택을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주위의 관심이 더욱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상숙 유스&패밀리포커스 대표도 “한국 문화와 미국문화 요소를 모두 갖고 있는 1.5세 자녀들 경우 문화적 충돌이 심한 만큼 당사자의 입장에서 대화를 시도해야 많은 교감을 나눌 수 있다”며 “가정은 물론 커뮤니티 차원에서도 함께 세대간 고민을 허물없이 나누고 포용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조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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