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오클랜드의 오이코스대학에서 총기난사로 7명을 숨지게 한 혐의로 체포된 고수남(43)씨는 평소 ‘영어에 서툴다’며 놀린 학생들과 자신에게 퇴학을 권고한 학교에 대해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고씨를 심문한 하워드 조던 오클랜드 경찰청장은 3일 “고씨가 학교 행정에 매우 격분해 있는 상태였으며 과거 대학 재학 당시 자신을 무시한 다른 학생들에게도 화가 나 있었다”고 말했다.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날 고씨는 최근 자신과 다툰 학교의 여성 행정직원을 찾은 것으로 밝혀졌다. 고씨는 조사관들에게 “여자 직원 한명에게 복수하려 했다”며 “전혀 뉘우치지 않는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던 청장은 “정신적 혼란을 겪고 있지만 한편으론 계획적인 용의자가 사람들을 죽여야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이날 학교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경찰은 학생들이 자신에게 영어를 못한다며 놀린 것도 강력한 범행 동기로 보고 있다. 고씨는 간호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이 학교 간호학과를 다녔지만, 영어 문제 등으로 수업을 따라가기 힘들어 했으며 재정적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근 학교를 찾아와 수업료의 반환을 요구하며 학교 측과 말싸움을 벌인 적도 있었다.
고씨의 범행에는 최근 수년간의 개인사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어머니 김옥철씨는 오클랜드에 살다가 작년에 한국으로 돌아간 뒤 세상을 떠났으며, 미 육군하사로 복무하던 고 씨의 동생 고수완 씨는 지난해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평소 조용한 성품의 고 씨는 20여년 전 이민와 식품점 등에서 허드렛일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 초기 고씨는 버지니아주 스프링필드와 헤이스에 살았던 그는 사냥과 낚시 면허를 갖고 있었고, 사소한 교통 위반 말고는 이렇다할 범법 사실도 없었다.
다만 1,300달러의 렌트를 내지 않아 아파트에서 퇴거당했고 세금도 2만3,000달러 가냥 체납했다. 한편 이번 난사사건의 피해자는 주로 여성과 소수민족 출신의 21~40세 연령층 학생들이었다. 한인 여성 2명을 포함해 나이지리아, 네팔, 필리핀, 티베트 출신의 학생들이 화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조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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