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 새한 인수 무산전망 속 한국은행들 행태 비난
“미국 교포은행 등의 인수나 합작 추진을 검토할 것이다” (어윤대 KB 금융지주 회장, 2010년 8월15일 한국 발언)
“미 현지법인인 우리아메리카은행의 하반기 평가 결과가 개선되면 다시 (한미은행) 인수를 추진할 것이다”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 2011년 8월9일 한국 발언)
“외환은행 인수 뒤 미국 내 은행을 인수할 계획이다”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 2011년 5월13일 한국 발언)
“새한 가격이 올라 협상이 지연되고 있다. 다른 교민은행의 추가 인수에도 관
심이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2012년 3월28일 한국 발언)
사전조사·구체적 로드맵 없는 발언 양산
미 금융시스템 무지로 미주진출 잇단 실패
■무분별한 인수 ‘입질’
하나금융의 새한은행 인수 노력이 거의 수포로 돌아갈 전망인 가운데 한국은행들의 무분별한 미주 한인은행 인수 발언과 헐값 인수시도에 미주 한인은행 관계자들의 비난여론이 거세다.
특히 은행인수에 대한 사전조사나 구체적인 로드맵 없이 ‘글로벌 진출’ 명분을 내세워 소위 ‘입질’ 수준에 불과한 발언 사례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발언은 모두 한국에서 기자간담회나 주주총회 등에서 구체적인 계획 없이 인기 또는 선심성 발언에서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나금융 김정태 회장의 “다른 교민은행의 추가 인수에도 관심이 있다”고 한 것도 구체적인 대안 없이 나온 발언으로 은행권에서는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 한인은행 관계자들은 “이같은 한국은행들의 시도 때도 없는 미주 한인은행 인수 멘트에 ‘한인은행이 봉이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
다”며 “자본금만 좀 필요하면 무조건 한국은행을 찾는 한인은행들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헐값 인수시도
특히 일부 한국 은행들의 경우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미주 한인은행들이 자본금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 터무니없이 싼 값에 인수하려다 반발에 부딪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새한은행 인수를 추진한 하나금융의 경우 당초 새한은행 인수가를 주당 27센트로 합의했으나 새한은행이 가격인상을 제시해 결국 무산위기에 놓이게 됐다.
새한은행은 수년 만에 지난해 전체 흑자를 기록해 주가 상승을 기대해 왔었다.
■계속된 미주진출 실패
은행관계자들은 우리은행의 한미은행 인수 실패, 지난 2007년 하나금융의 커먼웰스 은행 지분 37.5% 인수 실패 등은 한국 은행들의 무분별한 인수추진의 좋은 예라고 보고 있다.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은 지난 2월 새한은행과의 MOU 체결식에서 “한국의 발달된 IT기술과 다양한 금융상품을 미국에 도입해, 고객들에게 보다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 한 한인은행장은 “미국 시장 사정을 전혀 모르고 하는 소리”라며 “한국과 같은 은행 경영으로는 미 금융 당국의 규제를 감당할 수 없으며 미국의 선진 금융기법과 경쟁할 수 없을 것”이라며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우리아메리카 은행, 신한아메리카 은행 등 한국에서 나온 은행들이 미주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인은행들도 문제
조금만 어려우면 자본금 타령을 하고 한국을 바라보는 한인은행들의 자세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한 관계자는 “한국의 금융그룹에 줄을 대는 것이 무슨 실력인양 우쭐대는 은행원도 있다”며 “미주 한인은행들이 최악의 어려움 속에서도 살아남았는데 이제 와서 무조건 한국 자본을 끌어들이려는 것은 생각해 볼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언론들의 무분별한 보도도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한 관계자는 “몇 명의 차장급 시장조사단 활동을 ‘인수실사’로 보도하는가 하면 한국의 한 은행 관계자가 한인은행을 방문한 것이 ‘인수협상’으로 보도돼 황당했다”고 지적했다.
<이일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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