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다큐 ‘씽!할렘’ 영화 출연위해 뉴욕 방문
35년 만에 재회한 가수 박인수(오른쪽)씨와 부인 곽복화(왼쪽)씨가 다큐멘터리 촬영을 위해 뉴욕을 방문했다.
1970년대 노래 ‘봄비’로 인기를 누렸던 가수 박인수(65)씨는 뉴욕을 방문한 소감을 묻자 유창한 영어로 “팬태스틱(Fantastic)"이라고 짧게 말했다. 박씨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본인이 뉴욕에 왔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병세가 악화됐다.
10년 전 인슐린 부족으로 인해 단기기억상실증을 앓고 있는 박씨는 현재 KBS 인간극장과 영화 ‘씽!할렘(제작 스토리 셋)’ 출연을 위해 2주 간 뉴욕을 방문 중이다. 뉴욕은 박씨가 6촵25 전쟁고아로 입양돼 청소년기의 추억이 남아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번 뉴욕 여행에 동행한 인물은 35년 전 박씨와 헤어진 전 부인 곽복화(61)씨. 곽씨는 전 남편이 모든 것을 잃고 한 요양원에서 쓸쓸히 늙어간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 전 남은여생을 함께 하기로 결심했다. 둘은 인터뷰 내내 손을 꼭 잡고 있었다.
당대 최고의 가수와 팬으로 인연을 맺은 이들 부부는 1976년 결혼 생활 4년 만에 파경을 맞았다. 박씨가 밤무대를 누비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느라 가정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곽씨는 “그 때 저와 헤어지기 싫었던 남편이 애를 데리고 나가 밤무대를 돌아다니는 삶을 살았다”며 “결국 혼자 애를 키우기에 지쳤던 애 아빠(박씨)가 몇 개월 만에 애를 데리고 와 헤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그 후 곽씨는 홀로 아들을 데리고 일본으로 건너가 살았다.
박씨는 전성기를 누릴 당시 목소리에 있어서 아시아를 통틀어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다. 얼마 전 할렘의 한 교회에서 노래를 부른 박씨는 흑인이 대부분인 청중들을 울리기도 했다. 곽씨는 “남편이 예전의 목소리를 많이 잃었지만 당시 목이 아닌 눈빛으로 노래를 불렀다”고 말했다. 박씨는 ‘노래를 잘 부르냐’는 질문에 “감기 때문에 목이 좋지 않다”며 “두 달 정도 있으면 괜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곽씨는 “본인 병세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해 노래를 잘 못 부르는 게 감기 탓인줄 안다”고 귀띔했다.
이날 박씨는 뉴욕에서 어디를 제일 가고 싶냐는 질문에 “자유의 여신상과 폭격 맞은 곳(그라운드 제로)”이라고 말했다. 이어 잠시 뜸을 들이던 박씨가 “벨모어(Bellmore)”라고 대답했다. 롱아일랜드 벨모어는 박씨가 입양돼 살았던 곳이다. <함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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