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고 있는 은하계는 수천억 개의 별로 이뤄져 있다. 그리고 우주 전체에는 이런 은하가 수천억 개 있다. 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별에는 이보다 더 많은 행성이 있을 것이고 아무리 생명 탄생에 적합한 환경이 드물다 한들 이처럼 많은 숫자 가운데 지구 비슷한 행성이 없을 리 없다.
그럼에도 미국에서 외계에 있는 고도의 지능을 갖춘 생명 탐사(SETI) 작업이 시작된 지 수십 년이 흘렀는데도 아직까지는 인간과 같은 고등 생명체의 존재를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어째서일까.
‘코스모스’라는 책으로 한인들에게도 잘 알려진 칼 세이건은 이에 관해 흥미로운 가설을 내놓은 적이 있다. 생명체가 문명을 이루고 기술을 계속 발전시키다 보면 결국 핵무기를 만들 정도의 수준에 도달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반드시 실수 혹은 고의로 이를 터뜨리는 일이 발생, 결국 행성 전체가 멸망하고 만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하나의 가설에 불과하지만 요즘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면 한낱 과학자의 상상으로 치부해 버릴 수만은 없을 것 같다. 이미 원자탄을 만드는 기법은 널리 알려져 있다. 알 카에다 정도의 테러 조직이라면 이 정도 폭탄 제조 기법은 손쉽게 구할 수 있다.
문제는 원자탄의 원료인 농축 우라늄과 플루토늄이다. 현재 지구상에는 1,600톤의 농축 우라늄과 500톤의 플루토늄이 존재하고 있다. 핵무기 12만 기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이다. 이들 대부분은 안전한 장소에 보관돼 있지만 이 중 극히 일부만 테러리스트 손에 들어가도 세계 문명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미국 대도시에서 핵폭탄이 터질 경우 50만 명이 즉사하고 1조 달러의 재산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그 후 방사능 낙진 등으로 수십만이 더 죽을 것이다. 실제 피해보다 이로 인한 정신적 쇼크는 훨씬 더 클 것이다. 미국만이 아니고 런던, 파리, 베이징, 도쿄 등 세계 주요국 대도시에서 연쇄적으로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우리가 아는 세상은 사실상 사라질 수 있다.
지금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핵 안보 정상회담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은 핵무기의 원료인 농축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줄여가기로 만장일치로 합의했다. 이 문제야말로 동서 좌우할 것 없이 모두의 생존이 달린 화급한 과제다. 인류가 당면한 다른 과제는 시간을 두고 해결할 수 있지만 핵 테러는 한번 터지면 회복이 거의 불가능하다.
조지타운대 외교대학원 원장인 로버트 갈루치는 향후 10년 내 알 카에다 같은 테러 조직이 미 대도시에서 핵 테러를 감행할 확률이 50%를 넘는다고 내다봤다. 대도시를 떠나 조용한 전원 마을에서 살고 싶은 생각이 갑자기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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