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체류자로 추방될 상황까지 몰렸던 메릴랜드 대학생이 집행 유예 처분을 받아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다.
몽고메리 카운티 칼리지에 재학 중인 호르헤 스티븐 아쿠나(19세) 군과 가족은 이민 당국에 정치 망명을 요청했으나 거절된 뒤 지난 주 저먼타운 집에서 체포됐다.
아쿠나 군과 부모 등 가족 3명은 동부 해안에 있는 구치소에 수감돼 오다 14일 풀려났으며 추방이 미뤄질 수 있는 1년 집행 유예를 받았다.
아쿠나 군은 풀려난 뒤 “지난 며칠 동안 지금까지 결코 생각지도 못한 생활을 체험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와 함께 보안 장치가 매우 엄격한 감방에 수감돼 있었다”며 “햇빛조차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아쿠나 군은 또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학생들을 겨냥한 듯 “우리는 부모를 따라 미국에 와 교육을 받고 꿈을 실현해 가고자 했을 뿐”이라며 수감된 것에 대해 서운함을 드러냈다.
아쿠나 군의 아버지는 “우리는 범죄를 저지를 적이 없으며 내 아들은 매우 우수한 학생”이라고 말했다.
부모를 따라 콜롬비아에서 온 아쿠나 군은 몽고메리 카운티에서 성장했으며 성적이 우수한 대학생으로 전해졌다. 아쿠나 군은 대학 진학 전 노스웨스트 고교(Northwest High School)에서도 GPA 3.8의 우수한 성적을 냈다.
몽고메리 카운티는 지난달 연방 정부의 지역사회 안전(Secure Communities, SC) 프로그램에 가입함에 따라 연방 수사국(FBI)과 이민 세관국(ICE)은 의심되는 불체자들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메릴랜드에서 이 프로그램에 가입해 있는 지방자치단체는 몽고메리 카운티와 볼티모어 시뿐이다.
카운티 교정 및 재활국의 아더 월렌스타인 국장은 지역 신문 ‘가제트’와의 인터뷰서 “수집한 모든 지문이 FBI를 비롯해 전국의 모든 교도소에 보내진다”고 밝혔다. 그는 또 “FBI가 이들 정보를 국토안보부, ICE 등과 함께 공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민 지지 단체들은 앞으로 추방과 부당한 신분 정보 수집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며 카운티의 SC 프로그램 가입을 비난했다.
아쿠나 군이 수감돼 있는 동안 친구나 지지자들이 가족들의 추방을 막기 위해 이들의 이야기를 알려 시민들의 관심을 모으고 시 정부에 도움을 요청하는 온라인 캠페인을 벌였다.
아쿠나 군은 지지자들에 대해 감사를 표시하며 “지지자들의 이 같은 노력이 자신과 자신의 가족에 국한돼 중단되지 말고 지속적으로 전개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카운티 의회의 발레리 어빈 의원은 “SC 프로그램에 가입한 이래 수천 명의 주민들이 경찰의 체포와 추방에 노출돼 있다”며 “일부는 아쿠나 군과 그의 가족이 겪은 두려움을 갖고 살고 있다”고 말했다.
<안성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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