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주유소에 가서 개솔린을 넣었는데 갤런에 4달러50센트다. 요즘은 차의 탱크를 채우면 60달러가 나온다. 다운타운 나가기가 주저되고 쓸데없이 돌아다니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바로 이와 같은 생각이 소비의식을 위축 시키는 것이다. 왜 개솔린 값이 뛰고 있는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 하겠다고 엄포를 놓았기 때문이다. 세계 유조선의 3분의1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며 매일 1,700만 배럴의 원유가 이곳을 지나야 한다. 봉쇄한 것도 아니고 봉쇄할 것처럼 떠들기만 하는데도 지난주 두바이유는 배럴당 122.25달러까지 치솟아 한국과 일본, 인도 등은 지금 전전긍긍이다.
마침내 어제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차단하기 위한 모든 수단이 강구되고 있다”면서 “여기에는 군사적 요소도 포함되어 있다”고 밝혔다. 필요하면 무력공격을 하겠다는 이야기다. 이라크, 아프칸 전쟁을 힘겹게 치렀는데 또 이란과 전쟁을 벌인다? 미국민들은 전쟁에 진저리를 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 깊게 살펴야 할 일은 오바마 대통령이 무력사용 가능성 발언을 어떤 분위기 속에서 했느냐는 점이다. AIPAC(미국-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이라는 유대인 로비단체의 총회를 하루 앞두고 강경발언을 한 것이다. 1만5,000여명이 모이는 AIPAC은 이스라엘 대통령, 수상까지도 날아와 참석하는 미국 유대인 최대의 정치집회다.
AIPAC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후보가 미국에서 대통령이 된 적이 없다. 지금은 미국의 선거시즌이다. AIPAC의 돈줄을 고려해 민주공화 양당 후보가 너나 할 것 없이 이란에 대해 강경발언을 하고 있다.
오바마가 정말 이란공격 명령을 내릴까. 미국이 이란을 공격하는 날엔 호르무즈 해협에서 전쟁이 터지고 개솔린 값이 폭등해 세계가 경제공황에 휘말리게 된다. 미국경제도 불황의 늪에 다시 빠진다. 이렇게 되면 오바마의 재선은 물 건너 가는 것이다.
이란공격은 미국선거가 끝난 다음에는 이야기가 좀 달라진다. 이란 때문에 개솔린 값이 계속 오르면 미국은 이란의 깐죽거림을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다. 미국에는 전쟁하는 공식이 있다. 먼저 당하거나 참을 수 있는 데까지 참다가 국민여론이 “더 이상 못 참겠다”에 이르면 그때는 무력을 사용한다. 제2차 세계대전도 그랬고 걸프전쟁 아프간 공격도 그랬었다. 지금 이란을 공격하면 미국은 침략자, 이란은 희생양처럼 비쳐져 아랍권의 단결만 촉진하게 된다는 것이 오바마의 생각인 것 같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생각은 다르다. 시간을 놓치면 이란이 이미 핵무기를 보유하거나 보유할 능력을 갖춘 후가 되어 또 하나의 북한이 탄생하게 된다는 것이다. 핵무기 보유가 문제가 아니라 초기단계에서 보유능력조차 제거해야 된다는 것이 이스라엘의 주장이다.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격은 언제 감행될지 모른다. 상상만 해도 아슬아슬하다. 이런 사태가 일어날까봐 제어장치로 이번에 오바마가 먼저 강경발언을 한 것 같다. 사실 유류파동은 이스라엘의 6일 전쟁 승리 때문에 일어난 사태다. 전쟁에 진 아랍권이 한풀이로 오일값을 올린 것이다. 그 이전에는 미국의 개솔린 값이 몇십년 동안 갤런당 30센트 선에 머물러 있었다. ‘6일 전쟁’에서 아랍이 이겼더라면 석유파동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이스라엘 때문에 미국이 겪어야 하는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미국은 개솔린의 노예다. 그리고 이스라엘의 인질이다.
<이철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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