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긴급 이슈진단/ 한인사회 잇단 참극, 무엇이 문제인가
침묵은 사태 악화시켜...대화 이외엔 해법 없어
최근 한인가정 구성원간 갈등과 연인사이의 불화 등으로 인해 살해와 자살로 결말을 맺는 잔혹한 비극사가 연이어 터지면서 미주한인사회 전체를 충격으로 몰아넣고 있다. 20일 뉴저지 팰리세이즈팍에서 20대 한인남성이 자신과 헤어지려던 연인을 차로 수차례 치어 참혹하게 살해<본보 2월22일자 A1면 등>한데 이어 애틀란타에서는 한인 사우나의 운영난을 두고 처남이 누나와 매형, 여동생, 매제 등을 총격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인 일가족 참극<본보 2월23일자 A1면>이 발생했다. 가정문제 전문가들은 이같은 비극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가족간 상호 존중이 가장 중요하며 문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 자세가 절실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성간 반복되는 극단적 행동=뉴저지에서 한인 남녀 연인사이에 발생한 참극은 그동안 한인사회에서 만연돼 있는 이성간 갈등의 심각성을 다시 한 번 여실히 보여준 비극적인 사건이었다.
실제 가정문제연구소에는 이번 소식이 전해진 후 남자친구로부터 살해 협박까지 받고 있다는 2명의 한인여성이 상담을 신청해왔다. 이 중 한 명은 이미 2년간 상습폭행과 협박에 시달리다 이번 사건을 접한 이후 ‘나도 당할 수 있겠다’는 극도의 불안감에 떨다 뒤늦게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성간에 참극이 반복되고 있는 것은 문제해결에 서툴기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문제가 발생시 적극적인 신고와 전문가들과의 상담을 통해 문제해결의 의지를 보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대화를 통해 서로 존중하면서 원만한 이별 방법을 찾는 것도 좋은 방법 중의 하나다. 레지나 김 가정문제연구소장은 “재결합이나 화해에 실패하더라도 대화를 통해 서로가 입장 차를 인정하고 원만하게 이별하는 것도 중요하다. 연인사이 갈등은 결코 분노로 해결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커져만 가는 가정불화, 대응은 미숙=애틀랜타 한인사우나 일가족 총격 살해사건은 가족들간 금전갈등이 빚어낸 참극으로 오랫동안 곪을 대로 곪은 가족 구성원들간의 불신이 발단이 됐다. 전문가들은 “단순 싸움이 살인으로 이어질 수도 있지만 지속적인 가정불화가 가정이 흔들리는 주요 원인”이라며 “가정내 범죄 대부분이 대화 단절로 인해 발생하는 만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가족 구성원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화 단절로 문제의 골이 깊어지면 언젠가 폭발하게 돼 살인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으로까지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특히 한인사회의 경우 가정문제를 사적인 영역으로 취급해 외부에 알리지 않을뿐더러 남의 가정사에 개입하는 것을 꺼리는 사회적 분위기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외부에 가정 문제나 갈등을 알리기 꺼려하는 경우가 많아 문제 해결을 미루고 분노를 감춰오다 결국 폭력이나 비극을 초래하는 경향이 다분하다”고 꼬집었다.<조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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