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거한이 나타났다. 술집 문을 거칠게 열고 들어간다. 순간 모든 시선은 이 낯선 사나이에게 쏟아진다. 그 당당한 풍모에, 날카로운 눈썰미에 사람들은 긴장한다.”
요즘은 별로 인기가 없는 편이다. 그렇지만 한동안 미국의 상징이다시피 했던 것이 웨스턴 무비다. 그 서부영화에 흔히 나타나는 장면이다.
와이어트 어프, 닥 할러데이, 부치 캐시디, 선 댄스 키드, 제시 제임스…. 거친 서부를 누비고 다녔던 이런 인물들은 대부분이 거한으로 묘사된다. 그러면 이 서부시대 거한들의 신장은 얼마나 됐을까.
카우보이가 소떼를 몰고 다니던 시절 1미터75센티 정도면 보통 거한으로 통했다고 한다. 그게 그러니까 100여년 전의 이야기다.
당시 미국인들은 그렇지만 유럽인에 비하면 신장이 훨씬 큰 편이었다. 세계에서 최장신 그룹에 속하는 네덜란드 남성의 신장(군 징집자 평균)도 그때에는 170센티를 못 넘었다. 1898년에 168센티의 벽이 깨지고 20세기에 들어서야 170센티 대에 돌입했다.
유럽인들의 시대별 신장 추이를 알려주는 좋은 간접 재료는 중세시대 갑옷이다. 중세의 기사는 대부분이 귀족의 자제다. 귀족 신분이라는 것은 영양상태가 좋았다는 것을 말해 준다.
그런 기사들이 입었던 갑옷을 요즘 유럽의 성인 남성은 착용할 수가 없다. 너무 작아 중학생들에게나 맞을 정도다.
서양인은 그렇다고 치고, 아시아에서 가장 거한이 많이 몰린 지역은 어디일까. 황해를 중심으로 한 연안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산동거한’(山東巨漢)으로 유명한 중국의 산동성은 황해를 바라보고 있다.
북쪽으로는 요동반도에서 남만주 일대도 그에 해당된다. 한반도의 경우는 거의 다가 황해권에 속한다. 역사 기록을 보아도 이 지역 사람들은 대체로 신체가 장대한 것으로 묘사돼 있다.
한국은 남성 평균 신장이 173㎝로 아시아에서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그 다음이 일본으로 170.7㎝, 중국은 169.7㎝로 조사됐다. 한국인의 신장은 한 세대 전에 비하면 거의 10센티 이상 커진 것이다.
같은 한국인이다. 그러나 북한 남성의 신장은 158센티 정도로 추정돼 아시아 전체에서 가장 작은 편인 것은 물론 조선시대(161 센티)만도 오히려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왜 이렇게 키가 작아졌나. 답은 자명하다. 한 마디로 못 먹어서다. 기본 열량도, 기본 영양도 섭취하지 못한다. 그것이 북한의 식생활이다. 거기다가 임신부의 건강관리도 엉망이다. 영양부족에 극히 부실한 보건관리가 바로 왜소화의 주범이다.
동아시아에서 가장 신체가 장대한 민족이었다. 그 민족을 가장 왜소한 인종으로 변모시켰다. 김정일이 저지른 치명적 죄과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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